[앵커]
뉴스야 시작합니다. 정치부 한송원 기자 나왔습니다. 첫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첫 번째 물음표는 "'동분서주' 인요한의 한 달?" 입니다.
[앵커]
혁신위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됐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당초 예정된 활동기간이 2개월이었으니까, 반환점을 넘어선 건데요.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첫날부터 직설적인 화법으로 '혁신' 드라이브를 강하게 걸었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달 23일)
"'와이프하고 아이만 빼고 다 바꿔야 된다'. (국민의힘이) 많이 바뀌어야 할 것 같아요."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달 26일)
"쓴 약을, 꼭 먹어야 될 약을 조제해서 아주 여러분들이 시원하게 느낄 수 있도록…"
특히 총선 관련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뒷전으로 물러나라', '영남 스타는 험지에 출마하라' 같은 민감한 이슈를 연이어 거침없이 던지기도 했습니다.
[앵커]
한달 동안 정말 여러 인사를 만났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앞서 보셨듯이 오늘도 '험지 출마' 요구에 화답한 원희룡 장관을 만났는데요. 인 위원장은 혁신위 출범 직후 유승민 전 의원을 만났고, 이준석 전 대표를 만나러 부산도 깜짝 방문했고, 홍준표 대구시장도 만났습니다.
이준석 / 前 국민의힘 대표 (지난 4일)
"저는 당신이 여기에 오실 줄 몰랐습니다. 토론에 참여해 주십시오. 다만 아직은 인요한 위원장에게 해줄 말이 많지 않습니다."
홍준표 / 대구시장 (지난 8일)
"대통령은 술수를 모르는 사람이에요. 그걸 이용해먹는 세력들이 문제가 크다는 거죠"
또 여당 인사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이상민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대표와도 접촉하며 '보수 빅텐트'를 띄우기도 했습니다.
[앵커]
엄청 바쁘게 한 달을 보내긴 했는데, 국민들 평가는 어떻습니까?
[기자]
한 달 평가는 긍정적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실제 혁신위가 혁신안을 내놓을 때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소폭이지만 상승했는데요. 1호 혁신안인 '홍준표 이준석 징계 철회'를 내놓은 뒤 1주일 사이에 지지율이 0.6%p 소폭 상승했고요, 2호 혁신안인 '중진 험지 출마' 발표 이후에는 지지율이 2% 가까이 올랐습니다.
인요한 /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지난 3일)
"尹 대통령하고 가까운 분들, 소통 많이 한 분들, 그분들도 수도권에 나와야 돼요. 진정으로 대통령 사랑하면 너부터 희생해라."
이후 '청년 배치 의무화'와 '전략 공천 배제' 같은 3,4호 혁신안도 이어지면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7%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런데 논란도 있고 소란도 있었어요.
[기자]
그렇습니다. 혁신위의 제안에 당내에서는 "너무 급하다"는 불만도 나오는 게 사실이고요, 또, 당 지도부가 혁신안에 뚜렷한 반응을 내놓지 않으면서 , 이에 불만을 보인 일부 혁신위원들이 사퇴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다만 인 위원장은 내분을 수습하면서 '혁신위 조기해체론'에는 선을 긋고 남은 역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첫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첫 번째 물음표 "동분서주 인요한의 한 달?"의 느낌표는 "쓴 약과 한 방울의 벌꿀 사이!"로 뽑아봤습니다. 200년 전 링컨은 "한 통의 쓸개즙보다 한 방울의 꿀이 더 많은 파리를 잡을 수 있다"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정치를 혁신을 하는 데는 '쓴 약'도 필요하지만 그 안에 한 방울의 벌꿀을 담는 진정성과 노련함이 더해진다면 쓴 약을 받는 쪽의 거부감도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볼까요.
[기자]
두 번째 물음표는 "몰래 다녀온 유럽 출장?"입니다.
[앵커]
누가 몰래 유럽 출장을 다녀왔다는 건가요?
[기자]
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국회에서 공개적으로 같은 당 소속 기후위기특위 위원장에게 항의하면서 알려진 내용인데요. 들어 보시죠.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아니 (해외출장) 가는 것도 누구누구 짬짜미로 가시고 갔다 온 결과도 공유도 안해주시고 나머니 기후위기특위 위원들은 뭐하는 사람들이죠?"
김정호 | 기후위기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난 22일)
"이수진 의원님께서 땀.. 땀나게 만드는데, 일단 예산이 없었답니다."
이수진 |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 22일)
"아니, 예산 좋은데요. 그러면 어떤 기준으로 간거냐고요. 정말 우리도 가서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기회도 안주셨어요. 아휴…"
[앵커]
무슨 출장이었길래 이 의원이 항의를 한거죠?
[기자]
지난 8월에 김 위원장과 민주당 김성환 의원,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6박 8일 일정으로 영국,독일,네덜란드를 다녀온 출장인데요. 국회 홈페이지에 공개된 출장보고서를 보면, 출장 목적은 '탄소중립 개선방안 마련' 이라고 돼 있고요. 김 위원장도 "유럽에 재생에너지 정책 등을 확인하러 갔다"고 했고요. 출장 경비로는 항공비 3100여만 원을 포함해 특위 출장 예산 5000만 원을 거의 다 썼습니다.
김정호 | 기후위기특위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소속) (지난 22일)
"기후위기특위 예산이, 출장 예산이 5000만 원 이내였습니다. 더 갈 수가 없는 인원 제한이…"
[앵커]
결국 예산이 한정돼 일부 의원만 갔다는건데, 국회의원이 해외출장에 안 끼워줬다고 공개적으로 따지는 건 상당히 이례적이긴 해요?
[기자]
그렇습니다. 그래서 당시 회의장에서도 김 위원장이 정말 당황하는 모습이 잡혔고요, 주변 의원들도 머쓱한 웃음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 의원 측은 "유럽 출장을 못 가서가 아니라 출장 관련 잘못된 관행 문제를 지적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국회의원들이 해외 출장을 자주 가잖아요? 이 의원도 다녀온 거 아닌가요?
[기자]
그렇습니다. 21대 국회 임기 동안 현역 의원 3분의 2인 여야 의원 222명이 최소 한 번 이상 해외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확인됐는데요. 이 의원도 2021년과 2022년에 유럽으로 6박 8일, 6박 9일씩 2번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민주당 내부에선 "안 갔다온 의원도 있는데, 유럽 출장을 가 본 의원이 더 한다"는 말도 나왔습니다.
[앵커]
두 번째 물음표 정리해보죠.
[기자]
두 번째 물음표 "몰래 다녀온 유럽 출장?" 의 느낌표는 "공짜 출장은 없다!"로 하겠습니다. 국회의원들은 국민이 낸 세금으로 해외 출장을 갈 때 비즈니스석을 타고 공항 귀빈실을 씁니다. 이런 해외 출장으로 올해 상반기만 세금 50억이 넘게 쓰였죠. 국민의 혈세로 가는 '공짜 출장'이 아니었다면 이 의원이 항의했을지 의문이고요. 국민의 혈세가 들어가는 만큼 의원들의 출장이 단순히 외유성 출장이 되어서는 안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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