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임종헌 전 대법원 법원행정처 차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2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1부에서 열린 임 전 차장의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임 전 처장의 지시로 일선 재판부 법관들이 사법부의 이익 실현을 위한 부속품으로 전락했다"며 재판부에 이같이 요청했다.

검찰은 "임 전 차장의 지시로 법관 독립은 철저히 무시됐고 재판 당사자들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피고인과 공범들이 내세운 사법정책적 목적은 사법부 조직을 위한 사적 이익 추구로 변질했고 재판은 이용 수단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차장은 상고법원 추진 등 법원 위상강화 및 이익 도모, 대내외 비판세력 탄압, 부당한 조직 보호, 비자금 조성 등 네 가지 혐의로 지난 2018년 11월 구속기소됐다.

구체적 혐의 내역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공무상 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등 30여개에 달한다.

이 안엔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일본 기업 측 입장에서 재판 방향을 검토하며 외교부 의견서를 미리 건네받아 감수해줬다는 의혹도 담겨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9월, 임 전 처장과 함께 사법농단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