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신동욱 앵커의 시선] 누구에게 돌을 던지랴

등록 2023.12.05 21:49 / 수정 2023.12.05 21:58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국어국문학 교수인 시인이 동료 교수들 얼굴을 익살스럽게 품평합니다. 국어학, 고전문학 교수는 '원만한 정품' 내지 '그리 빗나가지 않은 정품' 이랍니다. 현대문학 교수는 찌그러졌지만 '마흔 넘어서니까 막 껴안아주고 싶은 내 얼굴' 이라고 하지요.

하지만 가장 국문학적인 얼굴은, 볼수록 인간적 매력이 우러나는 시인이랍니다.

'말라비틀어진 명태 같은 박재삼 얼굴이나, 독하기가 왜고추 같은 김수영 얼굴이, 막 눈물 나게 다가오는 거 있지.'

옛말에 '선비는, 헤어지고 사흘 뒤 만나면 눈 비비고 본다'고 했습니다. 모름지기 선비란, 학식과 인품이 일취월장해야 한다는 얘기겠지요.

그런데 우리 주변엔 갈수록 속물이 돼가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공자가 말했습니다. '길에서 듣고, 이내 길에서 말하는 것은 덕을 버리는 것' 이라고. 저잣거리에 떠도는 말을 천박하게 옮기지 말라는 가르침입니다.

조국 전 장관이, 사기범 전청조식 영어를 흉내 내 올린 글입니다. 본인은 엄청나게 재치있는 인용이라고 생각했던 듯 한데 반응이 싸늘했습니다. "공정과 법치를 내세울 자격이 있느냐"는 비난과 조롱이 쏟아지자 이렇게 한 줄 덧붙였지요.

그랬던 그가 이제 "학자로서 내 역할은 끝났다. 돌 하나는 들어야겠다"고 말했습니다. 신군부에 빗대 "신검부 독재체제가 종식돼야 한다"고 했습니다. 윤석열 정부를 향해 돌을 들겠다는 비유인 듯합니다.

그러면서 "민주당을 중심으로 고 노회찬 의원 같은 분들이 학익진처럼 함께해 총선, 대선에서 승리하면 좋겠다"고 했지요.

그는 "나도 뛰고 싶은데 기다려달라"고 했습니다. 총선을 염두에 두고 한 말 같죠? 그럼 그렇다고 하면 될 일이지 뭐가 이리 구질구질합니까? 갈수록 좌충우돌하는 송영길 전 대표는 또 어떻고요? 한 술 더 떠 민주당의 친구 당으로 '윤석열 퇴진당'을 만들겠다고 합니다. "지역구에서는 민주당 후보에게 힘을 모아주고, 비례대표에선 우리 당에 힘을 모아주면 합쳐서 2백 석 이상 얻을 수 있다"는 겁니다.

검찰 소환을 앞둔 피의자가 창당을 공언하고, 유죄 판결을 받은 피고인이 출마 의사를 비치는 건 우리 정치판에서도 보기 힘들던 일입니다. 방탄성 금배지를 단 야당 대표가 역할 모델이라도 된 걸까요. 설사 위성정당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그런 당에 유권자들이 힘을 실어 줄지도 의문이고요.

이렇게 야권에서는 송 전 대표처럼 비례 의석을 노리는 선거 연합 세력들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정의당과 기본소득당이 각기 추진하고 있고 추미애, 조국 신당 가능성도 거론됩니다.

이재명 대표가 공약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폐지를 우물거리는 사이 벌어지는 일이지요. 거기에다 민주당 원내대표는 "연합을 제안하는 세력들과 연합 비례 정당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불을 땠습니다. 이대로 가면 총선 특수를 겨냥한 이른바 '떴다당'이 쏟아질 판입니다. 총선 끝나면 소리소문도 없이 사라지겠지요.

이 어수선한 이합집산 한구석에서 돌을 들겠다는 조 전 장관에게 이렇게 말해 주고 싶습니다. 그 돌을 던지기 앞서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12월 5일 앵커의 시선은 '누구에게 돌을 던지랴' 였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