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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씨박스] 송영길도 '묵비권 전략', 왜?

등록 2023.12.08 19:15 / 수정 2023.12.08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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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나부터 소환하라"고 큰 소리 치면서 부르지도 않았는데 검찰에 나가는 퍼포먼스까지 했던 송영길 전 대표가 정작 오늘 출석해서는 묵비권을 행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검사와는 말을 섞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묵비권은 재판 전략과도 연결돼 있다고 하는데, 지금부터는 한송원 기자와 그 부분을 분석해 보겠습니다. 한 기자, 상식적으로만 보면 억울한 사람이라면 검찰에 나가서 그 억울함을 충분히 이야기 하는 게 맞을텐데, 진술을 거부하면 오히려 재판에서 불리한 것 아닌가요?

[기자]
이번 돈봉투 의혹 수사의 핵심은 송영길 전 대표가 알았냐 몰랐냐, 지시 했냐, 관여했냐 즉 인지 여부를 밝히는 겁니다. 송 전 대표처럼 묵비권을 사용하는 게 피의자의 권리긴 하지만, 보통 검찰의 기소 논리를 반박할 수 있는 기회기 때문에 심문 내내 진술을 거부하는 건 드문 일입니다. 검찰 시각에선, 묵비권을 행사하면 죄를 인정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송 전 대표 입장에선, 이미 관련자들이 상당부분 혐의를 자백한 상황에서 본인이 어떤 진술을 하든, 검찰이 이를 악용할 거라고 생각해서 묵비권 전략을 택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어떤 자백들이 있었는지 정리를 해볼까요?

[기자]
사흘 전 재판에서도 나왔죠. 송영길 캠프에 5천만 원을 준, '스폰서' 김모씨가 법정에서 돈을 건넨 이후 직접 송영길로부터 감사 인사를 들었다고 했습니다. 캠프 해단식이 열린 식당에서 이정근 전 사무부총장이 김 씨를 송 전 대표 테이블로 끌고갔는데, 송 대표가 직접 "여러 가지로 도와줘서 고맙다"고 했고, "그게 돈을 줬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스폰서 김 씨는 송 전 대표랑 20년 지기로 알려지기도 했죠. 검찰에서는 이 말이 송 전 대표가 인식했다고 보는 유력 증언으로보고 있습니다.

[앵커]
송 전 대표가 증거인멸에 관여했다는 의혹도 묵비권과 관련이 있나요?

[기자]
송 전 대표의 외곽 후원조직 먹사연은 송 전 대표의 보좌관인 박 모씨의 지시를 받고 사무실 PC 하드 디스크를 모두 교체했다고 법정 증언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먹사연이 송영길 캠프 비용을 대납했다고 보는 만큼, 송 전 대표의 지시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스폰서 김씨로부터 5천만원을 받은 것도 바로 박씨입니다. 보좌관 박씨는 현재 구속된 상태죠.

[앵커]
다른 이유도 있습니까

[기자]
이 뿐만이 아닙니다. 송영길 캠프에서 활동한 강래구 전 회장도 최근 법정에서 돈봉투 살포 혐의 증언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강래구 발언은 이정근 녹취록에도 드러납니다. 강래구가 송영길 전 대표에게 돈 봉투 살포 내용을 보고한 정황입니다.

강래구ㅣ前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성만이 형이 좀 연결해줘서 그거 좀 나눠줬다. 그렇게 얘기를 했어 내가.

이정근ㅣ前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누구한테?

강래구ㅣ前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영길이 형한테. 그랬더니 '아유 잘했네 잘했어' 그러더라고.

이정근ㅣ前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이제 더 안 해도 되는 건가?

강래구ㅣ前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영길이 형한테 물어보고.

강래구ㅣ前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영길이 형이 그러더라고. '그래서 안 그래도 내가 조금 처리해줬어. 더 열심히 하라고'

강래구ㅣ前 한국수자원공사 감사위원
영길이 형이 뭐 어디서 구했는지 그런 건 모르겠지만 많이 처리를 했더라고.

이정근ㅣ前 더불어민주당 사무부총장
아 그래? 송영길 의원이? (응.) 어 잘했네.

[기자]
또 돈봉투 혐의로 구속기소된 윤관석 의원이 1차로 의원들에게 돈봉투를 살포한 날, 송영길 전 대표를 만난 정황도 담겨있습니다.

[앵커]
녹취록 같은 물증이나 증언들로보면 송 전 대표가 돈봉투 살포를 몰랐다고 보기가 쉽지 않군요. 그런데 이런 묵비권 전략을 현 야권 인사들이 자주 쓰지 않았습니까?

[기자]
이재명 대표도 백현동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하면서 지지자들에겐 14분이나 억울함을 호소했지만, 검찰에서는 의견서만 내고 진술을 거부했고요. 한명숙 전 총리나 조국 전 장관, 그리고 야권 인사는 아니지만, 최서원 씨도 검찰에서 묵비권을 썼습니다. 하지만 모두 재판에 넘겨져 한명숙 전 총리는 뇌물 수수혐의로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고, 최서원 씨도 국정농단으로 징역 18년이 확정돼 복역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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