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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태영건설-채권단 신경전…워크아웃 불발 우려

등록 2024.01.06 19:16 / 수정 2024.01.06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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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태영건설의 워크아웃이 시작부터 삐걱대고 있습니다. 지난주만 해도 무난하게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는데, 무엇이 문제인지, 경제부 최수용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최 기자, 태영 측과 채권단 사이에 갈등이 생긴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일단 태영그룹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면서 약속한 자구안은 네 가집니다. 계열사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1549억 원을 태영건설에 지원하는 등의 방안인데요. 채권단은 태영이 첫 약속부터 어겼다고 반발했습니다. 태영 측이 태영인더스트리 매각 대금 가운데 890억 원을 자금난이 심각한 태영건설에 투입한 게 아니라 지주사인 TY홀딩스의 연대 보증 채무를 갚는데 쓴 겁니다.

강석훈 / 산은 회장
"채권단과 저희와 태영 측과의 신뢰성이 상실된 첫 번째 케이스고요."

[앵커]
주채권은행에서 신뢰가 사라졌다는 표현까지 쓴 건 꽤 강경한 입장을 드러낸 건데, 태영은 지주사의 채무를 갚은 데 대해 뭐라고 답하니까?

[기자]
태영은 해당 890억원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워크아웃으로 즉시 채무를 갚아야 하는 태영건설을 대신해 TY홀딩스가 개인투자자 보호 차원에서 직접 상환한 것" 이라고 해명했습니다. "TY홀딩스가 지켜져야 태영건설 워크아웃도 차질 없을 것" 이라고도 했습니다. 채권단 반응은 차갑습니다. "오너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위해 구조조정 과정에서 확립된 기준을 왜곡했다"고 태영을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든 매각 대금을 태영건설에 즉시 지원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제가 만난 산업은행 관계자는 "어머니가 자산을 팔아 아들의 채무를 갚겠다고 약속해놓고 내가 있어야 아들도 산다며 자기 빚부터 갚은 셈"이라 표현했습니다.

[앵커]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태영 오너 일가가 진정성을 얼마나 보여주느냐일텐데, 여기서도 채권단은 만족스럽지 않은 모양이죠?

[기자]
윤세영 태영 창업주 일가가 자기 재산을 얼마나 내놓을지가 큰 관심사였습니다. 무리한 경영으로 부도 위기에 몰린만큼 오너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건데요. 채권단은 3천억원을 요구한 걸로 알려졌는데 태영 측이 밝힌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는 484억 원에 그칩니다. 그나마도 이중 약 90%가 윤석민 회장이 자기 재산을 내놓은게 아니라, 채권을 발행해 마련한 돈을 출연한 사실이 알려졌습니다. '사재출연이 아닌 대출이다' 이런 지적이 나오는 이윱니다. 핵심 계열사인 SBS 지분도 내놔야 한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지만 태영 측은 난색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워크아웃이 잘 성사돼야 하는 금융당국 입장에선 지금의 상황을 보고만 있을 순 없지 않겠습니까?

[기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태영건설이 자기 뼈가 아닌 남의 뼈를 깎는다"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이복현
"최소한의 자구책이 시작 직후부터 지키지 않고 있는 데에 대해서 우려와 경각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습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역시 "채권단협의회가 열리는 오는 11일까지 날짜가 많지 않다"며 추가 자구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습니다. 보다 못한 대통령실도 "태영건설이 계속 무성의하게 나오면 워크아웃으로 못 갈 수 있다"고 경고장을 보냈습니다.

[앵커]
최 기자, 만에 하나 워크아웃이 무산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태영건설이 채권단 75%의 동의를 얻지 못해 워크아웃에 실패할 경우 법정관리에 들어가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태영건설이 갖고 있는 금융채권 뿐 아니라 상거래 채권도 동결됩니다. 협력업체 500여곳이 거래대금을 받지 못해 영세한 곳부터 줄도산할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태영 측의 추가 자구안을 또 관건이 됐겠네요. 최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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