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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몬테네그로 정쟁 촉발한 권도형…미국 인도되면 국내 피해구제는

등록 2024.02.25 19:27 / 수정 2024.02.25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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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과 미국이 서로 인도를 요청하는 국제적 범죄자가 있습니다. 전세계 투자자에게 50조원대 피해를 입힌 권도형 전 테라폼랩스 대표 얘기인데요. 권씨를 어디에 보내느냐를 두고 몬테네그로 전현직 장관들이 충돌하기도 했습니다. 사회부 윤재민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권도형의 코인 사기 행각부터 짚어볼까요.

[기자]
네, 미 스탠퍼드대를 나온 권씨는 지난 2018년 테라와 루나라는 가상화폐를 발행하며 코인업계에 혜성처럼 등장했습니다. 1테라는 1달러의 가치를 갖는다는 스테이블 코인이라 홍보하며 전세계적으로 50조원 상당의 코인을 발행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5월 테라와 루나의 가치가 폭락하자 회사를 접고 도피했습니다. 권씨는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세르비아를 거쳐 지난해 3월 발칸반도의 소국 몬테네그로에 위조여권을 사용하다가 체포됐습니다.

[앵커]
그 직후 한국과 미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권씨를 인도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결국, 미국행이 결정된거죠?

[기자]
네. 몬테네그로 고등법원은 지난 21일 권씨를 미국으로 보내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러자 권씨는 즉각 "한국에 보내달라"고 항소했습니다.

[앵커]
몬테네그로 법원이 미국으로 보내겠다고 결정한 이유는 뭡니까?

[기자]
정치적 고려가 작동했다고 봐야 할 겁니다. 소국인 몬테네그로 입장에선 한국보다 미국에 보내는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고 봤다는 겁니다. 여기에 몬테네그로 여야간 갈등도 한 몫 했습니다. 전 정부와 현 정부는 서로 상대방이 권씨의 뒷돈을 받은것 아니냐는 정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먼저 전 정부 법무장관의 발표부터 보시겠습니다.

마르코 코바치 / 전 몬테네그로 법무부 장관 (지난해 3월)
"(인도할 국가를 정할 때) 범죄가 발생한 지역, 인도 청구 순서, 범죄인의 국적 등의 상황을 고려합니다."

권씨 국적이 한국이란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한국으로 보내겠다는 발언으로 해석됩니다. 권씨의 미국 인도를 결정한 법원 판결 직후 밀로비치 현 법무장관은 "코바치 전 장관이 권씨를 미국으로는 보내지 않겠다고 약속해서 지금 불안한것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앵커]
권씨가 정치인에게 불법 자금을 줬다는, 옥중 편지를 보내서 정계가 술렁였던 그 일을 말하는 거군요. 그런데, 권씨는 왜 미국 가기를 꺼려하는 겁니까?

[기자]
경제사범에 대한 미국의 처벌이 우리보다 훨씬 세기 때문입니다. 미 법원은 폰지사기로 유명한 버나드 메이도프에게 징역 150년형을, 다단계 금융사기범 앨런 스탠퍼드에겐 징역 110년을 선고했습니다. 반면 우리 법원은 5000억원대 피해를 낸 옵티머스 펀드 대표에게 징역 40년을 1조원대 금융사기를 벌인 IDS 홀딩스 대표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한바 있습니다.

[앵커]
피해자들 입장에선 권씨가 미국과 한국, 어디로 가는게 더 낫습니까?

[기자]
국내 투자자들 의견은 엇갈립니다. 우선 국내로 송환되면 피해 변제에 도움이 될거란 주장이 있습니다.

김현권 / 루나·테라 피해자들 변호사
"피해 회복 측면에서는 좀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에 이제 한국에 들어와서 이제 재판을 받기를 원하는 그런 피해자들도 있습니다."

반면 얼마가 될지 모르는 피해구제보다 권씨가 미국 법원에서 중형을 받기를 원하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앵커]
네 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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