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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앵커칼럼 오늘] 우리 곁에 온 천사

등록 2024.02.29 21:46 / 수정 2024.02.29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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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노의 전설 호로비츠가 마지막 모스크바 연주에서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꿈'을 펼쳐 놓습니다. 클라라와 꾸밀 가정, 태어날 아기를 꿈꾸며 쓴 모음곡 '어린이 정경' 중에 가장 따스하고 평화롭습니다. 슈만과 클라라는 여덟 명의 아이를 뒀습니다.

리하르트 슈트라우스가 10년 만에 아이를 얻고 쓴 '가정 교향곡' 입니다. 악보집 표지에 이렇게 썼습니다. '내 사랑하는 아내와 우리 아이에게 바친다.'

재롱부리고, 목욕하고, 자장가에 잠드는 아이를 해맑고 행복하게 그려냅니다. 아기는 환희요, 축복입니다. '내가 천사를 낳았다. 아무것도 탓할 줄 모르는 천사.'

하늘은 아기천사에 곁들여 성스러운 이름을 선물합니다. '이제 너는 어머니라. 세상에서 제일로 복된 이름도 함께 얹어주셨다.'

그런데 우리 반에 친구가 없답니다. '나 혼자밖에 없다. 그래서 선생님이 나의 짝꿍이다. 근데 나이 차이가 너무 난다.'

미국 학자가 '이 정도로 낮은 출산율은 들어본 적도 없다'며 터뜨렸던 비명이지요.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그가 들은 2022년 한국 출산율이 0.78명 이었습니다. 그게 지난해 0.72명으로 추락했습니다.

재작년도 '완전히 망한' 바닥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4분기만 치면 0.65명입니다. 0.7명 선까지 무너진 겁니다. 올해 예상치 0.68명이 벌써부터 무색합니다.

다투어 출산 가정 현금 지원이 쏟아지면서 '허경영이 예언자'라는 자조가 나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현금을 퍼부어도, 날개 없는 추락에 백약이 무효입니다.

생물학자 최재천 교수는 '진화론으로 보면, 새끼를 낳아 기를 수 없는 상황에선 낳지 않는 법' 이라고 했습니다.

2027년 아이를 낳지 못하는 세상을 그린 영화입니다.

모성과 부성은 어떤 시대에도 메마를 리 없습니다. 2년 만에 마을에 울려 퍼진 아기 울음소리를 진심으로 반기고 축복하는 이 현수막들처럼 말입니다.

2월 29일 앵커칼럼 오늘 '우리 곁에 온 천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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