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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응급실은 이제 정상화?…응급체계 문제점은

등록 2024.03.01 21:45 / 수정 2024.03.01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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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 이후 최근 종합병원 응급실을 찾는 경증 환자가 확연히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의료진들 사이에선 이제야 응급실이 진짜 응급실다워졌다는 말이 나온다는데, 그동안 그럼 우리 응급체계에 어떤 문제가 있었던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응급실 이용하는 경증환자가 그렇게 많았습니까?

[기자]
우리나라는 응급환자를 5단계로 분류합니다. 심정지 환자와 3대 중증응급질환자 등 레벨3까지가 중증이고, 장염과 감기 등은 레벨 4,5에 해당해 경증 환자로 분류됩니다. 2022년, 응급실 이용자의 절반이 경증 환자였습니다. 분초를 다퉈야하는 응급상황인 레벨 1,2 단계 중증 환자의 7배에 달합니다.

[앵커]
병원에서 환자 상태를 보고 선별해 받을 순 없습니까?

[기자]
네 그렇습니다. 환자를 가려받으면, 의사들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의료법상 진료를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경우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형사고소까진 아니더라도 환자들이 보건소에 민원을 넣기도 합니다. 응급실에 주취자가 찾아와서 난동을 부려도 의사들이 진료를 거부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앵커]
해외는 어떻습니까? 경증환자도 경우에 따라 급하면 응급실을 찾을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일본의 경우는 응급센터가 1,2,3차로 나뉩니다. 경증 환자는 3차 응급센터를 이용할 수 없고 1차나 2차 응급센터의 의사 진단서가 있어야만 갈 수 있습니다. 환자가 병원으로 이송되는 과정도 차이가 있습니다. 일본은 우선 구급대원이 응급지원센터와 연락해 의사의 지시를 받고 중증도를 분류합니다. 구급차 안에선 태블릿PC로 실시간 병원의 환자 수용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우리처럼 구급대원이 응급실을 찾아헤매는 '응급실 뺑뺑이' 사례를 줄인 겁니다.

[앵커]
그런데 우리는 119 구급차 타면 경증이건 중증이건 일단 종합병원 응급실에 데려다주잖아요?

[기자]
네, 지난해 실시된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민 4명 중 1명이 경증으로 대형병원 응급실을 찾았고, '119상담에 따라서' 응급실에 갔다란 답이 가장 많았습니다. 119 구급대도 사정이 있었는데요. 큰 병원에 가지 않으면 민원을 넣는 환자들이 많아 일단 종합병원 응급실로 간다는 겁니다.

이형민 / 한림대성심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코에 레고 조각 들어갔는데 119를 타고 왔더라고요. 대체 왜 이걸 가지고 119를 타고 왔냐고 그러니깐 이렇게 해야 빨리 볼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다는 거죠."

[앵커]
119 구급차도 무료고 응급실 진료비도 부담이 없어서 그런건가요?

[기자]
네, 경증 환자가 종합병원 응급실을 이용해도 응급의료 관리비는 10만 원 이하이고 이마저도 실손보험으로 환급받습니다. 이 때문에 의료계에선 경증 환자의 본인 부담금을 높이고 실손보험 혜택을 조절해야 응급실에 경증환자가 몰리는 걸 막을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민진홍 / 세종충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가장 개선이 필요한 거는 일단 자기부담률을 더 높이는 게 중요할 것 같고요. 경증이라 나왔을 경우에는 (구급차) 이송비 자기부담률을 측정하는 방법도 필요하지 않나"

[앵커]
응급체계 시스템도 문제지만 국민들도 응급실은 중증 환자가 가는 곳이란 인식을 갖는 게 중요할 듯 합니다. 김자민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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