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책 제공(예스24 캡처)
- '나는 봄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
겨울을 벗지 못한 몸에 한순간 봄이 들이닥칠 때, 나는 그 계절의 폭력적인 아름다움 앞에서 무력함을 느낀다. 봄은 나와 무관하게 이미 여기에 와 있고, 정확히 그것이 우리가 관계 맺는 방식이다.
작가로서 리스펙토르가 세상과 연결되는 방식 또한 이런 것이 아니었을까. 그에게 세계는 그 자신이었고, 사랑해야 할 타자였으며, 피할 수 없이 머리 위로 떨어지는 봄비였다. 그가 스스로의 문학을 일종의 참여문학이었다고 말할 때, 우리는 그가 연대하는 자로서 세상과 접촉했음을, 그렇게 "삶이라 부르는 것에 매달"렸음을 느낄 수 있다.
오렌지를 태어나게 한 나무를 축복할 줄 알았던 사람. "인간과 동물의 삶에 대해 해야 할 말을 문장으로 완성했을 때 기쁨으로 가슴이" 뛰던 사람.
쓰는 자로서 그는 사랑하기를 멈춘 적 없었다. 사랑하는 자로서 쓰기를 멈춘 적 없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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