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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성난 민심, 길은 외줄기

등록 2024.04.12 21:54 / 수정 2024.04.12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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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계 미국 테너 마리오 란자는 할리우드 스타의 화려한 삶을 즐겼습니다. 오페라엔 단 두 번 섰을 뿐입니다. 과식과 폭음에 빠져 살던 그가 서른여섯에 로마로 떠났습니다. 몸을 다스리며 열심히 정통 성악을 배웠습니다. 하지만 때늦은 변신이었지요. 2년 뒤 폐혈관이 막혀 요절했습니다.

안드레아 보첼리는 어려서 실명한 뒤 점자책으로 공부해 변호사가 됐습니다. 음악의 꿈을 버리지 못해 밤마다 재즈 바에서 피아노를 연주했지요. 명테너 프랑코 코렐리도 사사했습니다.

그는 서른여섯에 팝페라 스타로 떠올랐습니다. 숱한 클래식 거장과 팝 스타들이 그에게 매혹돼 협연했습니다. 30년이 되도록 세계인의 사랑을 누리고 있습니다. 변신에도 놓치지 말아야 할, 때가 있는 법입니다.

짤막하게 국정 쇄신을 약속한 윤석열 대통령이 다음주 입장을 정리해 밝힌다고 합니다. 우선 어떤 모양새로 발표할 건지 궁금합니다. 대통령의 변화를 가늠하는 자리가 될 테니 말입니다. 일방적인 담화나 국무회의 발언은 삼갔으면 합니다. 진솔한 사과와 생각을 밝히되 구구하게 설명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국민을 대신해 언론이 참여하는 쌍방 소통이면 좋겠습니다.

이른바 '입틀막'은 말길, 언로(言路)가 꽉 막힌 국정을 상징합니다. 반듯한 나라치고, 누가 정치 구호를 외친다 해서 입을 틀어막아 끌어내는 데가 있던가요. 대통령실에 나도는 우스개 '듣자생존'도 그렇습니다. '열심히 듣는 자만이 살아남는다'… 대통령 입장에선 '귀틀막'입니다.

대통령은 "총선에 지면 식물 대통령이 된다"고 했지요. 다수당은커녕 최악의 소수 여당이 된 지금, 대통령이 갈 길은 하나, 변신뿐입니다. 개각과 대통령실 개편 역시 변화 그 자체 여야겠지요. 각별히 참모들은, 쓴소리 하는 사람들이었으면 합니다. 벌컥 화를 내도 입을 다물지 않는 사람들 말입니다.

당연히 국민과 야당한테도 귀를 활짝 여는 대통령을 보고 싶습니다. '가장 똑똑한 사람과 가장 어리석은 사람만이 변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교만할수록, 어리석을수록 생각을 바꾸지 않는다는 가르침입니다.

4월 12일 앵커칼럼 오늘 '성난 민심, 길은 외줄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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