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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2000명 증원 의결' 회의록…어떤 논의 오갔나

등록 2024.05.14 21:41 / 수정 2024.05.14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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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법원에 제출한 의대 증원 근거 자료 중 가장 논란이 되는 게 2000명 증원을 의결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보정심 회의록입니다. 의료계에선 이 회의가 거수기 역할만 했고, 정부가 아무런 사전 심의없이 2000명이란 숫자를 가져와 의결시켰다고 주장하는데 회의에서 무슨 논의가 있었던 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먼저 위원회 구성이 중요할 거 같은데, 누가 참여하고 있습니까?

[기자]
네, 보정심은 위원장인 보건복지부 장관을 포함해 총 25명으로 구성됩니다. 정부위원 7명, 수요자와 공급자대표 각 6명, 전문가 5명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25명 가운데 의사 출신은 5명 입니다. 2000명 증원 안건이 의결된 2월6일 3차 회의에는 대한의사협회와 한국희귀난치성 질환연합회는 불참했습니다.

[앵커]
정부는 참석 위원 23명 중 19명이 2000명 증원에 찬성했다고 하는데, 의료계는 거수기 역할이었다고 주장하잖아요, 회의록엔 어떻게 나옵니까?

[기자]
회의록 전문을 보면 참석자 23명 중 위원장을 제외하고 22명 가운데 발언을 한 건 13명입니다 이 가운데 2000명 증원에 직접적인 찬성 의견을 밝힌 건 5명입니다. 4명은 반대 의견을 냈습니다. 이 가운데 3명이 의사출신이었습니다. 4명은 찬반을 밝히지 않고 발언했습니다. 정부는 위원장과, 찬성 5명, 찬반을 밝히지 않은 4명, 그리고 의견개진을 하지 않은 9명까지 모두 19명을 찬성인원이라고 밝힌 겁니다.

[앵커]
9명은 회의에서 아무런 의견도 내지 않았는데 왜 찬성으로 포함된 건가요?

[기자]
일단 상당수가 정부 위원입니다. 자동으로 찬성 의견에 집계가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가지 또 짚어볼 건, 당시 회의는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발표 기자회견이 있기 1시간 전에 열렸습니다. 회의 말미에 위원장인 복지부 장관은 "기자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다"며 서둘러 회의를 마무리했는데요.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회의에서 2000명이란 숫자를 처음 들었고, 시간이 촉박해 제대로 발언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앵커]
어제 박민수 차관은 3000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고 했는데요? 회의록에 있습니까?

[기자]
네, 위원 두 명이 관련 발언을 했는데요. 그 중 하나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측의 발언이었습니다. "환자의 귀중한 생명과 재산 침해를 받고 있다"며 2000명도 적고 최소 3000명은 증원해야 한다"고 한건데요. 환자단체들은 의대 증원을 꾸준히 주장해왔습니다.

[앵커]
의료계는 위원회 구성 자체가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다고 주장하지 않습니까?

[기자]
네, 일본의 경우 우리의 보정심 역할을 하는 의사수급분과회가 있는데요. 대다수가 의사 출신입니다. 우리는 5명뿐이죠. 우리 정부가 의대 증원 문제를 놓고 여러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려는 의도가 있었겠지만, 논의 초반에 의사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지 못한 게 의료사태를 장기화시킨 원인이 아닌가, 아쉬움이 남는 부분입니다.

[앵커]
정책의 최종 결정은 정부가 하는 거지만, 그 과정에서 이런 큰 사회적 손실이 발생하는 게 맞나, 그렇다면 무언가 첫 단추가 잘못꿰진 게 아닌가 정부도 짚어볼 문제네요.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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