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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국회의장에 누구라고?

등록 2024.05.14 21:50 / 수정 2024.05.1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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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루룩 후루룩…쩝쩝 쩝쩝…"

돼지들의 '후루룩 쩝쩝 교향곡'이 요란합니다. 돼지 가족 식욕이 여간 아닙니다.

"벌써 세 접시나 먹었는데 또 먹게요?"

밥 먹을 때 천박한 잡소리를 내지 않는 건 동서고금의 예의이지요.

조선 전기 문신 배맹후는 국수를 보면 상 밑에 내려놓곤 했습니다.

'사람들이 국수를 입 가득 넣고 쭉쭉 빠는 걸 보면 심신이 떨리고 흔들린다.'

지난 4년 국회에 출석한 각료 중에 단연 시끄러운 분이 있었지요. 국회의 권위를 뭉갰던 말들이 헌정사에 남을 만합니다. 

"소설을 쓰시네."
"질문도 질문 같은 질문을 하세요."
"그래서 어쨌다는 겁니까?"
"품위가 이 정도면 있는 거죠."

22대 국회 전반기 의장에 추미애 당선인이 유력하다고 합니다. 의장에 도전한 다른 친명계 두 명이 물러났기 때문입니다. 친명 중에 '찐명'이라는 원내대표가 두 사람을 만나 물밑 조율을 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원내대표가 입법부 수장 후보들을 교통정리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요.

의문은 이내 풀렸습니다. 

"좀 잘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이렇게 말씀을 주셨지요."

그는 이 대표와 여러 차례 깊이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습니다. 우원식 의원과 양자 대결을 벌이지만 승부의 추는 기운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국회의장은 신망과 경륜으로 입법부를 이끌며 현명하게 매듭을 풀어야 하는 자리입니다. 국회법도 당직을 갖지 못하게 하고 있지요.

그런데 그는 "국회의장은 중립이 아니다"고 공언했습니다. 민주당 출신 의장들을 겨냥해 "다 된 밥에 코 빠뜨렸다"고 했습니다. 장관 때 했던 반(反) 의회주의 언행과 사뭇 일치합니다.

그는 윤석열 정부 탄생에 기여한 장본인으로 꼽힙니다. 총선 출마설이 나돌 때 민주당 반응도 떨떠름했지요. 그는 방탄 정국이 절정이던 지난해 이 대표를 간디에 비유했습니다.

이 대표는 어떤 그림을 그리고 있기에 그를 의장감으로 낙점한 걸까요. 야권에는 대통령 탄핵과 개헌론이 공공연합니다. 그 최전방에서 좌충우돌할 '싸움닭' 의장이 필요할지 모릅니다.

이어령 선생이 말했습니다.

"정신의 가난, 그것이 비천(卑賤)함이다."

5월 14일 앵커칼럼 오늘 '국회의장에 누구라고?'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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