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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문화

[따져보니] 천만 흥행의 이면…스크린 독점 문제점은

등록 2024.05.15 21:41 / 수정 2024.05.17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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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범죄도시4' 흥행 이면엔 스크린 독점이 만들어낸 천만 영화라는 비판이 뒤따릅니다. 스크린 독점, 이대로 둬도 우리 영화산업은 괜찮은건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범죄도시4의 영화관 점유율이 80%에 달한다면서요?

[기자]
네, 정확히는 개봉 첫 주에 그랬고요 이후 점차 점유율이 낮아지긴 했습니다. 개봉 첫 주 주말엔 상영점유율이 81.7%에 달했습니다. 극장에서 상영한 영화 10편 중 8편이 범죄도시4였단 얘깁니다. 이후 둘째주엔 71.7%, 지난 주말엔 55.4%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상영작의 절반을 차지합니다.

[앵커]
유독 범죄도시4만 이런 겁니까 아니면 다른 천만 관객 영화들도 이랬습니까?

[기자]
역대 흥행 순위 1위인 명량의 경우 상영점유율이 50%에 못미쳤습니다. 스크린 독점 논란이 거셌던 2019년 개봉한 어벤져스:엔드게임은 점유율 79.4%, 겨울왕국2는 70.4%에 달했습니다. 올해 첫 천만영화인 파묘는 점유율이 50%였습니다.

[앵커]
역대 천만 영화들과 비교해봐도 범죄도시4가 유독 점유율이 높긴한데요. 그럼 "많이 상영해서 흥행했다"는 말이 맞는건가요?

[기자]
짚어볼 문제가 있긴한데요. 바로 좌석 판매율입니다. 범죄도시4가 개봉한 4월 4주차 주말은 전체 영화관 좌석의 35.9%가 판매됐습니다. 그런데 개봉 전주인 3주차 주말은 좌석 판매율이 8.9%에 불과했습니다. 그 전에는 10%대였습니다. 범죄도시4를 보기 위해 평소보다 3배 이상 많은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았다는 뜻입니다.

남시훈 /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
"1,2,3 시리즈가 있었고 사람들의 기대가 높은 수준이잖아요. 수요가 그만큼 있었기 때문에 사람들이 애초부터 보고 싶어하니깐 그래서 그만큼 개봉관을 차지했다라고 생각이 되고요."

[앵커]
그런데 영화관들도 반짝 흥행 영화보단 다양한 영화가 고루 성장하는 게 장기적으론 좋은 거 아닙니까?

[기자]
지난해 영화관객 수는 2019년의 58%에 불과했습니다. 코로나 시기를 거치며 영화시장이 워낙 쪼그라들다보니 영화관들이 소위 뜰만한 영화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하지만 이럴수록 관객들은 특정 영화를 볼 때만 영화관을 찾게되고 결국 영화 생태계를 망치게 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노철환 / 인하대 연극영화과 교수
"홍콩 영화가 아시아는 꽉 잡고 있었던 시절이 있었어요. 지금은 아무도 홍콩 영화를 보지 않잖아요. 왜냐하면 특정 장르에만 특정 배우에만 몰아주기를 10년, 20년 하다보니깐 홍콩 영화는 뻔하다라는 생각을..." 

[앵커]
그래서 스크린상한제를 도입해서라도 극장에 다양한 영화를 상영하자란 주장도 나오잖아요?

[기자]
네, 해외의 경우 프랑스가 거의 유일하게 스크린 상한제를 도입했는데요. 스크린 8개 이상 소유한 극장은 영화 한 편의 상영 점유율을 30%로 제한합니다. 세계 최대 영화시장인 미국은 법제도가 없지만 점유율이 30~40% 선으로 자율적으로 지켜집니다. 일본도 비슷합니다. 한국은 대형 멀티플렉스 3사가 영화 상영 시장 90%를 차지하고 있죠. 스크린 독점 방지를 위한 제도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할때로 보입니다.

[앵커]
지금과 같이 대박 영화만 노리는 불공정한 구조에선 제2의 기생충, 제2의 봉준호가 나올리가 만무해보이네요. 김자민 기자 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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