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알리나 테무 같은 중국앱에서 해외 직구하는 물건 중에 발암 물질이 검출되거나 '짝퉁' 논란도 일다보니,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다음달부터 국가통합인증마크인 KC 인증을 받지 않은 일부 제품의 해외직구를 금지하겠다는 건데요, '직구족'들 사이에서 거센 불만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인지, 산업부 윤수영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윤 기자 우선 어떤 품목들이 막히게 되는 겁니까?
[기자]
네, 지금 보여드리는 것처럼 유모차, 완구 등 13세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용품 34개 품목과, 건전지, 전동공구 부속품 같은 전기생활용품 34개 품목, 그리고 보건용 살충제 등 생활화학제품 12개 품목까지 해서 총 80개 품목이 대상입니다.
[앵커]
비싼 유아용품을 직구하는 부모들 많이 봤는데,, 저렴하게 살 수 있는 걸 막았단 반발이 나올 수 있겠네요.
[기자]
네, 그동안 해외직구를 애용해온 소비자들이 가장 걱정하는 건 가격 상승입니다. 같은 물건이라도 해외 직구 사이트보다 국내 사이트에서 더 비싸게 파는 경우가 많은데, 직구가 막히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맘카페 등에서 "유모차 직구 못하냐" "출산율 때문이라도 유아용품 직구는 허용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또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전자제품이나 피규어 등을 해외직구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게 원천차단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도 있습니다. 또 이번 대책으로 중국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나라를 통한 직구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게 직구족들의 불만입니다.
[앵커]
대책을 들여다보면 직구를 아예 금지하는 건 아니고, KC인증을 받으라는 건데, 인증 받기가 어렵습니까?
[기자]
인증을 받으려면 품목별로 적게는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이 듭니다. 해외 판매자 중에는 영세업자도 많은데, 한국에 물건을 팔기 위해 이 KC 인증을 받을 판매자가 얼마나 될지 알 수 없습니다. 한국 소비자들로서는 선택의 폭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겠죠.
[앵커]
그런데, 인증 받지 않은 제품을 걸러내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 같은데요, 어떻게 한답니까?
[기자]
위해제품 여부 등을 기재할 수 있는 통관 플랫폼을 정부가 2026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인데, 그 전까지는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세관에서 걸러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를 통해 국내로 들어온 통관 물량이 약 4133만건, 하루 평균 46만건인데, 이렇게 많은 물량 중 KC 인증 제품을 하나하나 걸러내는 게 쉽지 않아보입니다. 최악의 경우 논란만 일으키고 위해물품은 제대로 걸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겁니다.
[앵커]
KC 인증 신뢰성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인데, 정부가 하루 만에 다시 발표를 했습니다. 달라진 게 있습니까?
[기자]
네, 정부가 어제 "산업부·환경부 등 품목 소관 부처가 해외직구 제품에 대한 위해성 검사를 집중 실시한 후, 실제로 위해성이 확인된 제품 반입을 차단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또 이에 대한 세부 가이드라인도 만들겠다고 했는데 가령 같은 피규어 제품이라도 성인용 제품은 단속하지 않고, 만 13세 이하가 사용하는 어린이용 피규어 제품만 위해성이 확인됐을 때 제품의 반입을 차단하겠다는 거죠.
[앵커]
우리 국민 안전을 위협하는 일은 막아야겠지만 그렇다고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길은 아니어야겠습니다. 윤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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