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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포커스] '평당 1억' 아파트 "입주민끼리 사돈 맺자"

등록 2024.05.18 19:24 / 수정 2024.05.18 1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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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계급화의 단면


[앵커]
평당 1억원이 넘는 초고가 아파트에서 입주민들만의 맞선 모임을 만든다는 공고가 떴습니다. 조건 맞는 사람끼리 결혼을 장려하니 좋은 취지다, 라는 의견부터 아파트로 신분을 나눠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부정적 반응까지 나옵니다.

아파트 계급화 현상에 정수양 기자가 포커스를 맞췄습니다.
 

[리포트]
서울 반포동의 2900여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지난달 전용 84㎡가 42억 5천만원에 거래돼 3.3㎡ 당 1억원을 훌쩍 넘으며 강남권 대장 아파트로 자리 매김했습니다.

최근 이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 하나가 올라와 화제가 됐습니다.

단지 내 미혼 남녀 입주민과 가족을 대상으로 가입비 10만원 연회비 30만원을 내면 맞선을 주선해준다는 겁니다.

이 모임에선 회원들 간 오프라인 만남도 계획 중입니다.

아파트 입주민
"유치원 때부터 초중고를 여기서 다닌 애들이 많으니까…결혼정보회사에 맡기는 것보다 믿음이 가잖아 여기는."

모임 주최 측은 "단순한 커뮤니티 소모임"이라며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반응은 엇갈립니다.

권진영 / 서울 동작구
"조건 맞는 사람들끼리 만나는 건 상관없는 것 같아요. 여기 사는 게 조건이면 거기 맞는 사람이 내가 찾는 사람이니…"

이지윤 / 경기 성남시
"이 아파트 단지가 아니었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현상 같아서 타자의 입장에서는 되게 부의 대물림 같기도 하고…"

앞서 이 아파트는 입주민만 사용하는 신용카드가 출시되고 아파트 이름을 딴 맥주까지 판매되며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지적을 받았습니다.

구정우 / 성균관대 사회학과 교수
"고가 아파트의 거주하는 주민들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랑 어울리고 싶은 그런 욕구들이 있으니까 우리 사회 계층화를 반영하고 있다라고 보여지고…"

'아파트 공화국'으로 불리는 우리나라에서 아파트가 신분의 상징이 된 게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지역간 집값 격차가 벌어지면서, 아파트를 통해 자신의 계층을 구분짓고 과시하려는 시도는 더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일부 아파트는 모델하우스를 보려면 통장 잔고를 인증하도록 했고, 입주자의 직업과 자산 규모를 따져 입주 여부를 결정하는 아파트도 등장했습니다.

외부인들의 출입을 막기 위해 허가없이 담장을 치는 아파트 단지도 늘고 있습니다.

아파트가 단순한 거주 공간을 넘어 신분의 상징이 된 우리 사회의 단면입니다.

뉴스7 포커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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