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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갈루치 전 美차관보 "트럼프 당선 땐 한국 독자 핵무장 가능성"

등록 2024.05.30 18:43 / 수정 2024.05.30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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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를 맡았던 로버트 갈루치 조지타운대 명예교수는 30일 미국 일각에서 거론되는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주장에 대해 "바람직하지 않은 나쁜 아이디어"라고 했다.

갈루치 교수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9차 제주포럼 참석 계기 프레스미팅에서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면 북한이 선제적으로 타격하지 않는다는 보장도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프레스미팅의 사회와 통역은 문정인 연세대 명예교수가 맡았다.

갈루치 교수는 "한반도의 전술핵 재배치는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야기해 한국과 북한, 심지어 미국에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한다면 체제와 국가가 살아남지 못한다는 건 북한 스스로도 잘 알고 있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한국에 핵 공유에 가까운 확장억제(핵우산)를 확실하게 약속한데다 북한이 미국의 전술핵을 쉽게 탐지하기 어려워 억지 전략은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미국 의회에서는 한반도 핵무장론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미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현지시간 29일 전술핵무기를 한반도에 재배치하고 한국과 나토식 핵무기 공유를 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미 상원 외교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도 지난 15일 한국에 핵무기를 재배치하기 위한 옵션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갈루치 교수는 북한과 한미 간의 '강대강 대치'가 우발적인 재래식 분쟁에 이어 핵전쟁으로 확전될 가능성도 우려하며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남북관계와 북미관계의 개선 없이 북한 비핵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상당히 회의적"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입장을 헤아리는 공감(empathy)를 갖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서는 '믿을 수 없다'고 단언했다.

갈루치 교수는 "30년 전 당시 김정일 정권은 성실이 협상해 임했지만 (나중에)미 중앙정보국(CIA)를 통해 북한이 그때 이미 파키스탄과 협력해 원심분리기 등 우라늄 농축설비를 몰래 개발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일화를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예측 불가능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한국과 일본 등 동맹의 독자 핵무장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갈루치 교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동맹을 중요하게 생각치 않고 안보 공약에 대한 확신도 적어 동맹국의 독자 핵무장론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거래주의적 성격이 강해 미국에 금전적으로 돌아오는 게 있다면 별로 신경쓰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동맹은 조약에 기초한 것으로 개인 선호에 따라 달라질 수 없고, 동맹국의 안보는 미국에도 사활이 걸린 국가 이익이라는 인식이 미국의 전반적인 분위기여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라도 쉽게 뒤짚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갈루치 교수는 지난 1월 내셔널 인터레스트 기고에서 "올해 동북아에서 핵전쟁이 터질 수 있다는 생각은 품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갈루치 교수는 이에 대해 "핵전쟁과 같은 상황이 일어나선 안 된다고 경고한 것"이라며 "우발적 사건에 의한 확전 가능성을 막을 대안을 모색해야 하며 결론적으론 대화 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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