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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이런 '변'이 있나

등록 2024.05.30 21:51 / 수정 2024.05.30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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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만 명의 환자들을 수술하고 봤어도, 이렇게까지 이렇게 기생충들이 많이 장관 내에서 올라오는 모습은…"

귀순 병사 오청성 씨가 자기 몸에서 나왔던 기생충을 설명했습니다.

"채소 키우는 걸 보면, 다 인분으로 키워요."

인분 속 기생충 알이 밭에 뿌려지고, 농작물을 통해 다시 사람 입으로 들어가는 악순환이 이어지는 것이지요.

작년 1월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벌인 트럭 퍼레이드 입니다. 12월부터 인분을 모아 만든 퇴비를, 보란 듯 농촌으로 싣고 갑니다. 주민은 물론 내각, 공장, 기업소가 총동원되는 '거름 전투' 선전입니다.

새해가 오면 주민들은 사흘에 한 번, 1인당 3백킬로그램씩 거름을 바쳐야 합니다. 동네마다 변소 뒤지는 경쟁이 치열해 보초를 선다고 합니다. 인분을 사고팔다 못해 남의 것까지 훔치는, 말 그대로 '인분 전투'가 벌어집니다.

북한이 분변과 두엄, 쓰레기를 담아 보낸 풍선이 용인 아파트촌 텃밭에 내려앉았습니다. 인분 퇴비가 나름 잘 찾아왔는데 우리에겐 아무 쓸모가 없습니다.

추적기와 자동 폭파장치까지 달아 공을 들였지만, 도발 치고도 지저분한 테러입니다. 악취로 호흡 곤란을 일으키는 '친환경 화학전' 이라도 구사하는 걸까요.

북한은 8년 전에도 추적기와 폭파장치를 단 전단 풍선을 보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을 '오물'이라고 했지만 오물은 없었지요. 4년 전엔 문재인 대통령 비하 전단에 담배꽁초를 곁들인 '시제품'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진짜 오물 살포를 결행했습니다.

위성 발사에 실패한 애먼 화풀이인지, 재래식 전쟁 연습인지 헷갈립니다.

김여정이 친절하게 설명을 붙였습니다. 민간단체 대북 전단에 빗대 '한국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위해 보낸 선물' 이랍니다. 북한 체제가 심지어 이런 지경까지 이르렀다고 깨우쳐줬으니, 알 권리를 챙겨준 것 같기도 합니다.

손에 거름을 쥔 농장 근로자 사진에 노동신문이 곁들인 글귀입니다.

'거름 한 줌이 쌀 한 줌.'

그런 퇴비를 아낌없이 띄워 뿌리는 걸 보는 마음이 한마디로 이렇습니다.

'웃프다.'

5월 30일 앵커칼럼 오늘 [이런 '변'이 있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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