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앵커칼럼 오늘] 긁어 부스럼

등록 2024.06.03 21:52 / 수정 2024.06.03 21:55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나는 재클린 케네디의 파리 여행에 동행했던 남자입니다. 나는 그 역할을 즐겼습니다."

케네디 대통령은 세계 5백여 기자들에게 자신을 '재키의 수행원' 이라고 소개했습니다. 타임지는 케네디의 프랑스 방문을 '재키의 파리 정복' 이라고 썼지요.

프랑스는 재키의 절제된 패션과 지적 우아함에 매료됐습니다. 한 신문이 제목을 달았습니다.

'베르사유가 마침내 여왕을 모셨다.'

카터 아내 로절린은 중남미 순방에 앞서 방대한 보고서를 통독했습니다. 보육원이나 명소 방문은 제쳐두고 각국 원수들과 단독 회담을 했습니다. 대통령 특사 자격을 의심하는 언론에게 쏘아붙였지요.

"나는 이 세상 누구보다 미국 대통령하고 가깝습니다."

비판도 많았지만 퍼스트 레이디 단독 외교란 어떤 것인지 보여줬습니다.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을 둘러싼 '셀프 초청' 논란이 갈수록 태산입니다. 국민의힘이 공개한 대표단 명단에 김 여사는 '특별 수행원'으로 적혀 있습니다.

그 위 단장에는 도종환 문체부 장관이 올라 있습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영부인 단독 외교' 라고 자랑한 것과 정면으로 어긋납니다.

인도 측 초청을 거절하자 대신 김 여사를 보내달라고 했다는 얘기와도 앞뒤가 안 맞습니다. "도 장관이 공식 수행원으로 동행했다"는 민주당 해명은 또 뭔가요.

6천3백만 원에 이르는 기내식 비용도 터무니없습니다. 네 끼로 치고 한 명, 한 끼니에 44만 원꼴입니다. 10만에서 15만 원인 일등석 식비의 서너 배나 됩니다. 만약 김건희 여사가 이런 외국 방문을 했다면 민주당 반응이 어땠을까요.

민주당은 '김건희 여사 의혹에 물을 타려는 생트집'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멀어지던 6년 전 의혹을 다시 끄집어내 긁어댄 장본인이 누구인가요.

'노옹화구'라는 신라 설화가 있습니다. 노인이 김유신의 집 앞을 서성거리기에 불러들여 '옛날처럼 변할 수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노인은 범이 됐다가 매(鷹)로 변하더니 강아지가 돼 나갔다고 합니다.

문 전 대통령의 약속을 생각합니다.

"훗날 평범한 시민이 되어… 국민 여러분의 자랑으로 남겠습니다."

6월 3일 앵커칼럼 오늘 '긁어 부스럼'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