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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따져보니] 지자체 29% 분만실 '0'…출산난민 대책은?

등록 2024.06.04 21:26 / 수정 2024.06.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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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지역에서 이름난 산부인과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면서 아이를 낳을 곳을 찾아 다니는 산모들이 늘었다고 합니다. '출산 난민'이란 말까지 나온다고 하는데, 원인이 뭐고 대책은 있는지 따져보겠습니다.

김자민 기자, 전국 지자체에 분만실이 하나도 없는 곳이 많다면서요?

[기자]
네, 지난해 기준 전국 시군구의 28.8%, 10곳 중 3곳은 아이를 낳을 수 있는 분만실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상당수가 농어촌 지역이지만 젋은 부부가 많이 사는 경기 과천과 의왕시 등 수도권 지역에도 분만실이 없습니다. 의료계는 분만기관 감소는 더이상 특정지역 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홍순철 / 고대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
"지방에서 앰뷸런스 타고 올라오고 있는데 25주 산모인데 받아줄 수 있느냐, 그래서 받겠다고 했는데 결국 산모는 중간에서 낳고 아기를 낳았다고 해서 되돌아갔습니다. 1년에 앰뷸런스에서 태어나는 아기가 100명이 넘습니다."

[앵커]
분만 병원이 줄어드는 이유, 결국 저출산 때문이겠죠?

[기자]
연간 출생아는 2013년 43만6000여 명에서 지난해 22만9000여명으로 반토막이 났습니다. 같은 기간 아이를 낳을 수 있는 의원급 기관, 즉 동네병원도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분만 병원이 문을 닫는 가장 큰 원인은 출산 감소가 맞지만 의료계에선 분만 수가가 살인적으로 낮다고 지적합니다.

[앵커]
​​​​​​​정부가 올해 분만 수가를 올려주지 않았습니까? 그래도 아직 낮다는 건가요?

[기자]
​​​​​​​정부가 지급하는 자연분만 1건당 기본 수가는 78만원 안팎입니다. 올해부턴 여기에 도 지역은 110만원을 얹어줍니다. 광역시는 지역수가를 제외하고 55만원만 더 줍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선 분만 수가가 최소 200만원은 인상돼야 분만실을 유지할 수 있다고 얘기해왔습니다.

[앵커]
​​​​​​​사실상 의사들이 원한 분만 수가의 절반도 채 인상이 안 된거네요. 해외와 비교해 한국의 분만 수가가 많이 낮습니까?

[기자]
​​​​​​​제왕절개 분만을 예로 들면요. 한국은 제왕절개 시술 한 건당 수가는 350만원 정도입니다. 미국 제왕절개 분만비의 15%에도 못미치고 일본의 절반 수준입니다. 나라마다 의료와 보험체계가 달라서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국내 분만수가가 낮은 건 사실로 보입니다.

[앵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저출산 문제를 겪었고, 분만실 부족 문제도 심각했다가 개선한 상황이잖아요. 우리가 벤치마킹할 게 있을까요?

[기자]
​​​​​​​첫번째는 무과실보상제인데요. 일본은 2006년부터 무과실 불가항력 의료사고를 국가가 100% 책임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최대 보상금이 3000만원이어서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나오죠. 두번째는 분만 비용 현실화입니다. 일본에서 자연분만 비용은 의원기준 평균 약 600만원 입니다. 우리는 광역시 기준 133만원 정도입니다. 일본은 출산에 보험 적용을 하지 않고, 대신 정부가 약 445만원을 산모에게 출산 비용으로 지원합니다.

김재연 / 대한산부인과의사회 회장
"개인 의원을 운영한다는 것은 거의 빚을 안고 불구덩이에 뛰어가는 그런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만 감소 속도가 그 분만 수가 인상분에 비해서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이 분만실이 감소되는 상황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가뜩이나 출산률도 낮은데 산모들이 애 낳을 곳이 없어 분만실을 전전하는 상황이 참 안타깝습니다. 출산대책에 분만실 대책까지 함께 고려해야하는 거 아닌가 싶습니다. 김자민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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