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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꺼뜨리지 않는 불씨 하나

등록 2024.06.04 21:52 / 수정 2024.06.0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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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젤란같이 위대한 탐험가가 되고 싶어요. 너무 늦었구나. 지구엔 이제 탐험할 곳이 없단다."

노르웨이는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하면서, 북해를 따라 길고 험준한 불모지를 떼어 받았습니다. 60년 뒤 덴마크와 조업권을 놓고 영해를 가른 선이 국운을 갈랐습니다. 노르웨이는 북해에서 석유와 가스가 터져 북유럽 최고 부국이 됐습니다. 덴마크 북해에선 노르웨이 하루치도 안 되게 나옵니다. 

"불을 꺼뜨리면 안 된다. 네 안의 불."

포항 철길 숲에서 삶은 달걀을 나눠줍니다. 이곳 '불의 정원'에서 솟아나는 가스 불로 삶았습니다. 철길 숲 공사를 하다 지하 2백 미터 천연가스에 붙은 불입니다. 7년 넘게 타면서 한 가닥 산유국의 꿈을 이어옵니다.

대통령이 전한 동해 석유-가스 소식은, 민주당도 "국회 차원에서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전망대로라면 민생 경제에 이바지할 거"라는 긍정적 논평, 오랜만입니다. 하지만 관련 주식만 들썩일 뿐, 다들 차분한 편입니다. 박정희 대통령이 영일만 석유를 발표할 때 시민들이 만세를 부르던 풍경과는 사뭇 다릅니다.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의 한이 빚은 한바탕 소동이었지요. 20년 탐사 끝에 동해 가스전을 찾아내 산유국이 된 것도 잠깐이었습니다. 3년 전까지 2조 7천억 원 어치를 생산하고 끝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등장한 동해 석유는 최대 추정량이 세계 매장량 25위권 수준입니다. 국운이 바뀐 20위권 노르웨이에 근접합니다. 하지만 갈 길이 멉니다. 3단계 시추를 거치는 데 10년이 걸립니다. 시추 성공률이 20퍼센트로 높다지만, 뒤집으면 실패가 팔 할입니다.

"국민 여러분께서는 차분하게 시추 결과를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대통령도 당부했듯, 민주당이 '국면 전환용' 이라고 의심할 계제는 아닌 듯합니다. 누구보다 섣불리 들떠 흥분하는 국민이 아닙니다.

그래도 내년 상반기면 천운이 우리 편인지 판가름 난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는 희망의 불씨로 가슴에 고이 품을 만합니다. 팍팍한 일상을 다독이는 작은 꿈 하나로… 

"커다란 꿈도, 시작은 다 소박한 거야."

6월 4일 앵커칼럼 오늘 '꺼뜨리지 않는 불씨 하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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