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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배설의 정치

등록 2024.06.11 22:54 / 수정 2024.06.11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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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등고래들이 사냥에 나섭니다. 놀라운 지능과 협업으로 청어 떼를 쫓습니다. 거품을 뿜어 수면으로 몰아놓고 한입에 삼킵니다.

포식한 고래들이 영양분 풍부한 배설물을 뿌립니다. 플랑크톤이 먹고 광합성을 합니다.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내뿜습니다.

청어가 플랑크톤을 먹고 번성합니다. 다시 고래 먹이가 됩니다.

그렇게 고래 한 마리가 줄이는 이산화탄소가 33톤. 나무 3만 그루가 하는 일과 맞먹습니다.

그런데 육지에는 닥치는 대로 독식, 배설만 하는 존재들이 있습니다.

"야 야 야…그림자 넘어왔어. 조심하라우."

제 살 궁리만 하느라 남의 영역도 마구 짓밟습니다.

"판단은 판사가 하고, 변명은 변호사가 하고, 용서는 목사가 하고, 형사는 무조건 잡는 거야."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화영 사건 재판부를 탄핵 대상에 비유한 글에 적었습니다.

"심판도 선출해야."

선거로 뽑는 법관 선출제를 거론한 겁니다. 그는 "이런 검사에 요런 판사라니" 라고도 썼습니다.

한 최고위원은 "재판부가 객관적 진실을 깡그리 무시했다"고 공언했습니다. 불리한 판결이 나올 때마다 좌표를 찍고 욕설을 일삼는 이른바 개딸 행태와 다르지 않습니다.

법사위 간사로 내정된 판사 출신 의원은 "사법부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언론 징벌법이 무산됐을 때 국회의장에게 '알파벳 쌍욕'(GSGG)을 했던 사람입니다.

민주당은 판검사를 겨냥한 '법 왜곡 죄'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사법부까지 여의도 권력 치하에 두겠다는 얘깁니다.

이재명 대표를 위한 당헌 개정에는 당 중진의 쓴소리가 나왔습니다.

"당권-대권 분리 전통과 어긋난다. 대선 후보의 당권 도전에 반대한다."

친명 의원은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이 대표 연임은 불공정한 사전 선거운동이다. 당이 내부로부터 무너지고 있다."

민주당은 국회 상임위원장 역시 승자 독식으로 휩쓸 기세입니다.

4년 전 총선 압승 직후 이해찬 대표가 당선인 전원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열린우리당이 과반 승리에 취해 국민을 외면하고 밀어붙였다가 나락으로 떨어진 것 잊지 말라."

그 역시 말뿐이었지요. 2년 뒤 민주당은 정권을 내주며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6월 11일 앵커칼럼 오늘 '배설의 정치'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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