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사회

[CSI] "내 글씨도 못 알아봐"…악필 '교정학원' 인기

등록 2024.06.22 19:23 / 수정 2024.06.22 19:27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앵커]
지난 1월 치러진 변호사시험에서 응시자 99%가 손글씨 대신 컴퓨터로 논술 시험을 봐 화제가 됐습니다 . 일선 학교에선 학생들의 악필 때문에 선생님들이 채점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합니다.

글쓰기 교정학원이 붐비는 시대가 됐는데 디지털 세대가 손글씨 때문에 겪는 어려움을 소비자탐사대 김예나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구 소재 고등학교 학생들이 쓴 손글씨입니다.

똑같은 문장을 보고 썼지만 알아보기 힘든 글씨가 상당수입니다.

임성현 / 중동고 1학년
"친구들도 대부분 다 악필이기도 해서 가끔 가다 저도 제 글씨를 못 알아보기도 하고."

손글씨에 서툰 학생이 늘면서 교사들은 주관식 답안 채점에 애를 먹는 경우가 잦아졌습니다.

이성호 / 교사
"(답안을) 찍어서 확대해서 보는 경우까지도 있어요. 식별이 안 되는 정도의 글자들이 좀 나오거든요."

보다 못한 이 고교는 지난해부터 1학년생 360명을 대상으로 글씨교정 특강을 시작했습니다.

기태원 / 중동고 2학년
"글씨를 가르쳐준다고 해서 의아했는데 처음으로 교정을 받을 수 있는 기회, 그런 걸 받게 돼서 친구들이 좋아했어요."

연필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한 20대를 상대로 길거리 설문조사를 해봤더니, 절반 이상이 하루 단 한 차례도 손글씨를 쓰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안케인 / 충남 천안시
"손글씨를 썼던 건 군대 갔을 때 여자친구한테 손편지 그런 경우 아니면 안 썼던 것 같아요."

악필 고민에 글쓰기 교정 학원은 성업중입니다.

류지상 / 초등학교 3학년
"힘을 많이 주니까 여기가 아팠어요. (지금은 잘 잡는 걸로 바뀐 거예요?) 네."

제가 초등학교 4학년 때 쓴 받아쓰기 노트입니다.

당시 최고 등급인 '수'를 받았는데 펜보다 스마트폰에 익숙해진 지금은 글씨체가 어떤지 전문가에게 물었습니다.

유성영 / 글씨학원 대표
"끝처리들이 이전에 비교하면 전체적으로 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80점 정도."

알아보기 힘든 손글씨를 인공지능으로 인식해 자동으로 고쳐주는 앱까지 등장했습니다.

손으로 글씨를 쓰면 생각을 깊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조철희 / 글씨작가
"디지털 시대의 폐해죠. 점차적으로 그냥 글씨를 쓰는 체계를 잃어버린 거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는 젊은시절 서예에 매료됐었고, 손글씨의 미학을 아이폰에 옮겨담았습니다.

유치원부터 디지털 기기 사용을 의무화했던 스웨덴은 디지털 교육 대신 손글씨 교육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입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