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저출생을 '국가 비상사태'로 선포하면서 출산가구에 혜택을 주는 방안을 대거 쏟아냈죠. 이 가운데 신생아 특례 대출의 소득 기준을 두고 연일 논란입니다. 경제부 고희동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신생아 특례 대출이 올초부터 시행이 됐고 반응이 꽤 좋은 걸로 알고 있는데, 혜택이 더 늘어난 겁니까?
[기자]
네, 신생아 특례대출은 2년 내 아이를 낳은 무주택 가구에 1~3% 정도의 낮은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제도인데요. 기존엔 부부 합산 연 소득 1억 3000만원 이내인 가구만 대출이 가능했습니다. 그런데 소득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지적이 있어서 올해 하반기부터 2억 원 이하로 완화했고, 다시 2025년 출산가구에 대해선 3년간 한시적으로, 2억 5000만원 이내로 확대했습니다.
[앵커]
더 많은 출산 가구에 혜택을 주겠다는 건데, 논란은 왜 있는거죠?
[기자]
사실상 소득 기준은 사라졌는데, 구입할 수 있는 아파트 기준은 9억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로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 값이 오르면서 평균 매매가격이 이미 11억원을 넘어섰다는 점인데요. 특히 서울 중심지엔 9억원 이하인 아파트를 찾기가 힘들어서 외곽지역 아파트만 사란 거냐는 불만이 나오는 겁니다. 또 보통 85㎡는 방이 3개 정도인데 다자녀 가구가 살기엔 아쉬운 평형이란 지적도 나옵니다. 전문가 말 들어보시죠.
박합수 /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
"9억 원 이하 서울에서 집을 찾기가 쉽지 않지 않습니까? 금액 상한 기준인 9억 원을 12억 원으로 조정해서 고가 주택 이하에 대해서도 매수할 수 있는 그런 여지를 마련해줘야 된다."
[앵커]
아파트 가격을 현실적으로 따졌을 때,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건데요, 그래도 대출이자가 최소 1%대니까 저금리 혜택은 좋지 않습니까?
[기자]
꼭 그렇지만도 않습니다. 소득 구간별 대출 금리를 살펴보면요, 부부 소득이 2000만 원 이하면 1%대 금리로 빌릴 수 있지만, 1억3000만 원을 넘으면 3% 중반대 2억 원 이상이면 3% 후반대 금리를 적용 받습니다. 이 정도 금리면 시중은행 금리와 별 차이가 없습니다. 이 때문에 저소득 부부에 대한 혜택을 더 늘리는 게 나을 거란 의견도 나옵니다.
A씨 / 신생아특례대출 예정자
"(부부 합산 연 소득 2억5000만 원) 그 정도가 벌이가 되는 가구면 사실 대출 이자가 부담 돼서 안 낳는 게 아닐 텐데… 차라리 저소득 가구 출산율이 조금 낮으니까 그 사람들을 더 집중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나오는 게 맞지 않나."
[앵커]
저소득층 위주로 혜택이 돌아가는 건 맞지만 그래도 이건 출산 장려 대책이니까 출산 가구에게 골고루 혜택이 가는 방향도 틀린 건 아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정책을 평가하기 위해선 먼저 소득층별로 출생률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100가구 중 아이를 낳은 가구 수는 소득 상위층은 5.78가구, 중위층은 3.56가구, 하위층은 1.34가구에 불과했습니다. 출산가구 100가구 중 절반 이상인 55가구가 고소득층인 겁니다. 결국 저소득층의 출생률을 올릴 방안이 시급하다는 얘깁니다.
[앵커]
모두를 만족시키는 정책을 만들기란 쉽지 않지만, 계층 간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은 필요해 보이네요. 고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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