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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나는, 처음 보는 법사위원장

등록 2024.06.27 21:50 / 수정 2024.06.27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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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아주 먼 옛날, 바닷가 어느 왕국에, 당신이 알지도 모르는 소녀가 살았네. 그녀의 이름은 애너벨 리…"

에드거 앨런 포가 먼저 간 아내에 바친 시입니다. 슬프지만 그지없이 아름답습니다. 그의 노래는 하늘을 향합니다.

"천상에서도 반쯤밖에 행복하지 못했던 천사들이 우리를 시샘했네… 달도, 내가 아름다운 그녀의 꿈을 꾸지 않으면 비치지 않네…"

그는 산문시 '유레카'로도 슬픔을 어루만졌습니다.

아인슈타인이 "아름다운 성취"라고 감탄한 천체 우주론 입니다. 블랙홀과 빅뱅, 은하계, 상대성 이론을 예견한 문학적 상상력이 무한합니다.

그 놀랍고 아름다운 상상력을 자처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평소 나의 식견과 유머, 그리고 문학적 상상력이다."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통화 자료를 다 받아 봤다"고 했다가 논란이 일자 반박했던 말이지요.

정작 그런 말씀을 듣기가 쉽지 않습니다.

"장관은 참기름 들기름 안 먹고 아주까리 기름 먹어요? 왜 이렇게 깐족대요?"

못 먹을 걸 먹었느냐는 얘기입니다. 여당 대표가 연설하는데 국회가 떠나가라 외치던 장면에 잘 어울리는 질문이지요.

"울산 땅! 땅 대표! 땅 땅 땅! 울산 땅이나 파세요! 땅 입니다!"

그 정청래 의원이 상임위원장이 돼 의사봉을 잡았습니다.

"일어나세요!…또 끼어듭니까? 퇴장하세요! 반성하고 오세요!"

여당이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자 "뜨거운 맛을 보여주겠다"고 했습니다. 스스로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법사위원장' 이랍니다.

"여러분들께서는 이런 법사위원장 처음 본 것입니다."

문학적 상상력이 빛날 때도 있긴 합니다. 이재명 대표 전기를 이렇게 읽었다고 했지요.

"한 장 한 장 책장을 넘기면서, 인간 이재명과 심리적 일체감을 느끼며, 아니 흐느끼며 읽었다."

간혹 바른말이 남한테 하는 말 같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남의 눈에 눈물이 나게 하면 자신의 눈에서는 피눈물 난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봉이 김선달' 이라고 불렀던 절에라도 가서 풍경 소리를 들어보시면 어떨까요.

'뎅그렁 바람 따라 풍경이 웁니다. 비어서 오히려 넘치는 무상(無上)의 별빛.'

6월 27일 앵커칼럼 오늘 '나는, 처음 보는 법사위원장'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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