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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국민이 조용히 지켜봅니다

등록 2024.07.10 21:51 / 수정 2024.07.10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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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진 유리창, 텅 빈 복도. 잿빛 하늘엔 창백하게 죽은 달…"

비가 오려나 봅니다. 찌부듯한 하늘, 마음도 가라앉습니다. 사람이 사람에게 부대끼는 신세가, 길바닥에 뒹구는 깡통 같습니다.

"발 아래 깡통, 저만치 걷어차 버릴 거야. 그게 친구를 다루는 방식이지…" 

장맛비가 내립니다. 모든 게 축축합니다. '툇마루에 앉아 있으니 습습(濕濕)하다. 목 깃 터는 비둘기 울음, 습습하다. 어둑신한 헛간 냄새, 습습하다.'

전쟁에 휩쓸린 시인이 M-1 소총을 듭니다. '나무를 겨누어본다. 그러다 싫어지면 쑥 총구를 높여서… 하늘이 가늠쇠 구멍 속에 들어온다. 나는 장난을 그만둔다.'

사람 죽이는 총을, 장난치듯 아무데나 겨누는 '전쟁꾼'들을 꾸짖습니다. '장난감 군대가 행진해 온다. 짐승 가죽이 그들의 깃발. 그들은 짐승의 노래를 부른다.'

도깨비장난처럼 탄핵을 난사하던 민주당이 대통령을 정면으로 겨냥했습니다. 말로 떠들던 '윤석열 탄핵'을 청문회에 올렸습니다. 국민 청원이 백30만 명을 넘어선 것을 명분으로 삼았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때는 백46만 명이 청원했습니다.

그런데 청원만으로 탄핵을 심사한다는건 상식 밖입니다. '헌법과 법률의 중대한 위배'가 있어야 소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탄핵이 정쟁에 이용돼 국정이 혼란에 빠지지 않게 하려는 헌법 취지이지요.

이번 청원 사유 역시 수사-재판 중이거나 논쟁적 의혹들이어서 처리 요건에 모자랍니다. 대북 확성기를 틀었다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지 않았다고 탄핵하면 어느 대통령이 무사하겠습니까.

민주당은 이미 발의한 검사 탄핵의 청문회를 슬그머니 보류했습니다. 황당한 탄핵안에 몰아치는 역풍을 덮으려고 과녁을 갈아탔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사건 두 건의 1심 선고가 예정된 것도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폭풍도 사그라지면 깃털 하나 세우지 못한다'고 했습니다. 힘이 셀 때 삼가라는 가르침입니다. 민주당이 현 정부 출범 후 발의한 탄핵안이 열 건이 넘습니다. 탄핵은 길바닥 깡통이 아닙니다.

7월 10일 앵커칼럼 오늘 '국민이 조용히 지켜봅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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