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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취재후 Talk] '하천 오염' 건설사, 남의 땅에 오염수 흘려보내다 또 '덜미'?

등록 2024.07.22 20:15 / 수정 2024.07.25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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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왕시 '하천 오염사고' 보도 열하루 만인 지난 20일. 취재중 만난 주민으로부터 다급한 전화가 걸려왔다. 오염수 출처로 지목된 의왕 지식산업센터에서 뜻밖의 장면을 접했다는 내용이었다.

주민 설명은 이랬다. "비가 그친 뒤 지식산업센터 주변을 둘러보는데 왠 고무호스가 눈에 띄었어요. 무심코 따라가봤더니 검붉은 오염수가 흥건하게 고여 있었습니다. 하천 유출로 신고하니 이젠 땅에 뿌리는 셈인데 이게 말이 됩니까."

 



'하천 오염' 건설사, 이번엔 토지 오염사고?

주민 신고로 현장을 찾은 의왕시 공무원들 표정도 이내 굳어졌다. 지하 3층 빗물저장시설에서 퍼올린 검붉은 오염수가 고무호스를 따라 인근 토지에 버려진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었다.

고무호스가 연결된 곳은 의왕 지식산업센터 인근 부지로 한국토지주택공사와 군포시가 관할하는 땅이었다. 현장 점검에 나선 공무원 입에선 "하천 오염수(유출)가 문제되니 남의 땅에 버리기 시작한건가"라는 질타도 나왔다.

의왕시 측은 22일 지식산업센터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을 상대로 추가 제재 검토작업에 착수했다.

의왕시 관계자는 "방제조치 미이행으로 추가로 수사의뢰할 예정"이라고 했다.

의왕시는 지난달 27일 HDC현대산업개발을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경기도 특별사법경찰단에 수사의뢰한 상태다.

공공수역인 신촌천에 유해물질인 구리가 포함된 오염수를 흘려보냈다며 수사를 통한 처벌을 요구한 것이었다.

의왕시는 지식산업센터 옥상 조경을 위해 흙 대신 깔아놓은 코코넛 분쇄토를 오염원으로 지목됐다. 빗물과 반응하면 커피 원액과 유사한 검붉은 오염수로 변하는 사실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

빗물저장시설에 모인 오염수에선 중금속인 구리 성분이 리터당 0.01㎎ 가량 검출됐다. 수질을 나타내는 총유기탄소량은 '매우 나쁨' 수준을 훌쩍 넘는 리터당 200㎎이었고, 색깔 기준(색도)으론 허용기준(300 이내) 13배를 훌쩍 넘는 3912를 기록했다.

 

대형 로펌 동원한 건설사…"아마존강도 홍갈색"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 측은 오염수 토지 유출 의혹과 관련해 "당사가 인지하지 못한 부분으로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했다.

현산 측은 이미 수사의뢰된 오염수 하천 유출 혐의와 관련해 국내 대형 로펌을 동원해 법률검토의견서를 제출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의뢰 당사자인 의왕시를 상대로 한 해당 의견서는 환경부에도 참고서류로 제출됐다.

의견서엔 의왕시가 현산을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로 방제조치명령을 내린 것 자체가 "위법부당한 처분"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허용기준 13배를 넘는 오염수 색도 위반과 관련해서도 "아마존강도 늪의 초목이 썩어 물이 어두운 홍갈색이지만 오염된 게 아니라 자연적인 현상"이라는 주장도 펼친 것으로 전해졌다.

의왕시 내부에선 "대형 로펌이 수사 검토를 의뢰한 지자체 공무원을 상대로 처분이 부당하다는 법률검토 주장을 펼치는 건 다소 과해 보인다"며 "처분 주체인 하위직 공무원을 압박하는 행위나 다름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잇단 붕괴사고로 한 때 등록말소 위기에 처했던 건설사가 오염수 처리 논란에 어떤 처방을 내놓을 지 두고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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