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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앵커칼럼 오늘] 트럼프 피격에 쓰러진 바이든

등록 2024.07.23 21:51 / 수정 2024.07.23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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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았다! 몰래 엿들었지?" "이 여자를 조사해."

대통령이 아내를 못 알아봅니다.

일본 방문 만찬장에선 일본 총리 무릎에 토합니다.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일본에서 토하고 기절했던 사건을 패러디했습니다.

재선 도전을 앞뒀던 예순여덟 살 부시에겐 큰 타격이었습니다. 늙고 나약한 이미지를 면치 못하고 젊은 클린턴에게 패했지요.

"제가 미국 대통령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부통령이던 바이든이 대통령 앞에서 대통령을 자처했습니다. 숨겨둔 열망이 불쑥 튀어나온 말실수려니 했지요.

"나는 운명을 받드는 사람입니다."

대통령 바이든은 재선 도전 의지를 밝히면서 운명론을 폈습니다. 기자들 앞에서도 항변했지요.

"여러분은 내가 늙었다고 합니다. 나는 연륜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내가 케케묵었다고 합니다. 나는 현명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연설 원고를 띄우는 프롬프터에서, 말투를 지시하는 지문까지 읽어버리는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여성들은…(여기서부터는 인용입니다)… " "그렇게 하는…(인용 끝. 행을 반복합니다)" "4년 더…(잠시 쉬고…)"

바이든이 세월에게 졌습니다. 최연소 상원의원에서 최고령 대통령까지 달려왔지만 나이의 늪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는 첫 TV토론에서 무너졌습니다. 그래도 버텨보려는 그에게 결정타를 날린 건, 역설적이게도 트럼프 피격 이었습니다.

피를 흘리며 주목을 불끈 쥐고 "싸우자"고 외치는 트럼프와 그는 극명하게 대비됐습니다. 총탄은 트럼프를 향해 날아들었는데 쓰러진 건 바이든이었습니다.

성경 말씀입니다. '늙은 자에게는 지혜가 있고, 장수하는 자에게는 명철(明哲)이 있느니라.'

마하티르 총리는 아흔셋에 재집권해 아흔다섯까지 말레이시아를 다스렸습니다. 신노년-초고령 시대의 정치 신화가 끝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혜와 권능은 유한한 인간의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미국 정치는 어쩌다 막다른 길에 이르도록 세대 교체를 외면했을까요. 가장 큰 책임은 바이든 자신에게 있을 겁니다.

정치란 끊임없이 새로운 사람을 준비해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때 생명력을 얻습니다. 고인 물은 썩고 맙니다.

7월 23일 앵커칼럼 오늘 '트럼프 피격에 쓰러진 바이든'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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