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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SI] "이동식 농기계·취나물은 안돼"…들쑥날쑥 재해보험에 농민 '울상'

등록 2024.08.10 19:29 / 수정 2024.08.10 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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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 여름 길고도 강한 장마에 농가의 피해가 컸습니다. 천재지변의 위험을 안고 사는 농민들은 피해를 줄이기 위해 재해보험에 가입합니다. 그런데, 일부 농기계과 농작물은 보험 대상에서 빠져있어 농민들을 두 번 울리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달 충남 논산을 할퀴고 간 수마에 김동철 어르신은 상추 농사를 망쳤습니다.

극한 호우에 심어놓은 상추는 모두 떠내려갔고 수백만원을 주고 구입한 농기계들도 고장났습니다. 

이곳 충남 논산시 상추농장은 지난달 나흘새 400mm 넘는 폭우로 무릎 높이까지 잠겼는데요. 당시 물에 잠겼던 이 농기계는 바퀴가 달려있다는 이유로 보험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김동철 / 상추 농장주
"(비가 많이 오면 농기계가) 못 움직이죠. 그러니까 그대로 놓고 나간 거지. 새걸로 산다고 보면 300만 원 갈 거예요."

보험 약관상 이동식 농기계는 폭우 당시 어디에 있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유로 재해보험 가입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입니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
"(농기계를 밖으로) 옮길 수도 있고, 재해 현장에 노출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판단을 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어서…"

생계 수단인 농기계를 다시 사기 위해선 또다시 사비를 들여야 합니다.

농기계수리센터 사장
"저 모터 같은 경우는 침수가 되면 모터는 못 쓰거든요."

농작물 중에서도 재해보험에 들 수 없는 품종들이 있습니다. 충남 부여에서 대추와 취나물을 하우스 재배하는 조정열 어르신도 호우 피해를 입었지만

"본잎 두 개 세 개 나왔을 때 물이 들어왔었어요. 다 녹아버렸어요."

취나물은 산에서 나는 '임산물'로 분류돼 있어 어떠한 보상도 받지 못했습니다.

조정열 / 취나물 농장주
"처음엔 대개 60만 원에서 70만 원 들어가요. 임산물이라 해서 보험을 들어주지 않습니다."

농가에서 재배되는 작물의 수는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부가 정한 재해보험 가입 대상 작물은 73개에 불과합니다.

NH농협손해보험 관계자
"작물 가격 통계가 있어야지 가액을 산정을 할 수가 있어서요."

잦아진 기상이변에 보험 사각지대까지 존재하면서 농가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소비자탐사대 김예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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