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항공기 난기류 사고가 잇따르자, 정부가 대책을 내놨습니다. 기내에선 컵라면을 주지 말라고 한 건데, 이런 권고까지 나온 이유가 뭔지, 경제부 송무빈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송 기자, 기내에서 주는 음식까지 권고할정도면 난기류 관련 사고가 심상치 않은 겁니까? 통계가 있나요?
[기자]
네, 실제로 전 세계 항공기 사고에서 난기류가 원인으로 지목된 비율이 최근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5년 전만 해도 난기류 사고 비율은 50%대였는데, 2021년부턴 60%를 넘었습니다. 국내에서도 최근 5년간 국적 항공사에서 발생한 사고 총 10건 가운데 7건이 난기류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최근들어 빈도가 잦아진 이유가 있습니까?
[기자]
기후변화가 원인이라는 분석이 많습니다. 지구 온도가 올라갈 수록 대기가 머금는 수증기 양이 느는데, 이렇게 되면 지금보다 더 강한 상승기류가 발생해 난기류가 더 자주 일어난다는 겁니다.
[앵커]
비행기를 타다보면 난기류를 만나 심하게 흔들리는 경험은 한번씩은 있는데 그렇게 위험한 겁니까?
[기자]
이 부분은 영상으로 설명드리겠습니다. 난기류 직후 기내 모습인데요, 탁자에 음식과 플라스틱 용품 등 물건이 흩어지면서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만약 승객이 안전벨트를 푼 상태라면 기내에서 강한 충격을 받을 수도 있고, 짐칸이 열렸다면 가방에 맞아 다칠 가능성도 있습니다. 실제로 지난 5월엔 영국에서 싱가포르로 가던 여객기에서 난기류로 남성 1명이 심장마비로 숨졌고, 비슷한 시기에 카타르에서 아일랜드로 가던 비행기에서도 난기류 때문에 12명이 다쳤습니다.
[앵커]
예전과 다르게 이런 사고가 잦아졌다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긴 하겠네요,
[기자]
우선 모든 국적기에 '컵라면 서비스'를 중단하라고 권고했습니다. 뜨거운 국물에 화상을 입어 더 큰 부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죠. 또 기내식과 면세품 판매 종료 시점을 최대 20분 앞당겼고, 유료 난기류 예보서비스를 사용하면 정부가 혜택을 주기로 했습니다.
[앵커]
화상때문에 컵라면이 중단되는 거라면, 뜨거운 음료도 안되는 겁니까?
[기자]
그건 아닙니다. 대한항공의 경우, 뜨거운 물을 사용하는 기내식 국 메뉴나 커피, 차의 온도를 낮춰 내는 걸 검토하고 있습니다. 컵라면은 비용을 아끼려고 없애는 게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는데 단가가 더 높은 다른 간식으로 대체된다고 합니다.
[앵커]
기내 컵라면은 언제부터 중단됩니까?
[기자]
다른 항공사들은 당장은 컵라면 중단 계획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대한항공은 이미 중단한 상태인데, 일반석 승객에게만 적용돼 차별 논란이 있습니다. "일등석이나 프레스티지석엔 난기류가 피해 가냐"는 거죠.
정성목 / 서울 삼선동
"같은 비행기 안에서 좌석이 다르다는 이유로 음식을 차별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측은 "일반석은 좌석 밀집도가 높아 사고 발생시 가까운 다른 승객까지 피해를 보는 반면, 상위 등급 좌석은 대부분 본인만 피해를 보는 점을 감안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진에어는 컵라면을 제공하되, 종이 지퍼백에 담아서 유상 판매를 이어갈 방침입니다.
[앵커]
기후 변화가 기내 음식을 제한하는 일까지 벌어지다 보니 정말 기후위기가 눈앞에 왔단 생각이 드네요. 무엇보다 서로의 안전을 지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송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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