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역대급 여름을 보내고 있습니다. 기록 뿐 아니라 날씨 흐름도 바뀌었는데요 아프리카만큼 뜨겁다고 해서 '대프리카'란 별칭이 붙은 대구보다 광주가 더 더워서 '광프리카'라는 말이 생길 정도입니다. 사회정책부 박재훈 기자와 올 여름 날씨를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사실 더운 것도 더운거지만 습한 게 너무도 힘듭니다.
[기자]
그렇습니다. 제가 취재를 다니며 만난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얘기가 "너무 습하다" "밤에 자기가 힘들다"는 호소였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최애리 / 서울 금천구
"습한 게, 습도가 좀 높은 게 좀 힘든 것 같아요. 좀 시원해졌으면 좋겠죠. 습도도 좀 낮아지면 좋겠고."
최순자 / 서울 관악구
"(에어컨을) 끄면 찜통이고 키면 또 그렇고 그래서 좀 힘들어요, 밤에요. 엄청 힘들어요."
[앵커]
그래서 모두가 모이면 올해는 왜 이렇게 습한 거냐,, 라는 말들을 하는데 왜 유독 습한 겁니까?
[기자]
올해는 태풍이 한번도 오지 않았는데요. 장마가 끝난 뒤에도 계속 습했던 건 끊임없이 한반도로 불어오는 수증기 때문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가둬놓은 열기에 시달리고 있는데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고기압의 가장자리를 따라 남쪽 바다에서부터 뜨겁고 습한 바람까지 불어오면서 마치 '습식 사우나'와도 같은 날씨가 이어졌던 겁니다.
[앵커]
그런데 대프리카로 불리는 대구보다 광주가 더 덥다고 하던데, 이것도 수증기와 관련이 있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구와 광주 모두 내륙에 자리한 분지형 도시인 탓에 열기가 갇히는 구조라 여름에 특히 덥습니다. 차이를 만든 건 습도인데요. 광주는 뜨겁고 습한 남풍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탓에 지난달 대구보다 더 습했고 전국에서도 가장 습했습니다. 또, 습도가 오르면 체감온도도 올라서 대구보다 적은 폭염일수에도 광주의 평균 체감온도는 대구보다 0.6℃ 높았습니다.
[앵커]
광주의 체감온도가 더 높았다는 것 외에도 올해 여름은 각종 기록들이 바뀌고 있죠?
[기자]
네, 올여름은 특히 열대야 관련 여러 기록을 경신중인데요.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후 가장 빠른 열대야가 나타난 서울의 경우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부산도 매일 최장 일수를 경신 중이고 강릉에선 지난 1일 최저기온이 31.4℃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서 가장 무더웠던 밤으로 기록됐습니다. 심지어 당분간 무더위가 계속될 예정이라 최장 열대야 기록은 매일 새로 써질 전망입니다.
[앵커]
그럼 도대체 이 더위는 언제 끝납니까?
[기자]
일단 내일 오전부터 제주도를 시작으로 비소식이 있습니다. 제주도는 최대 100㎜, 남부지방은 최대 80㎜의 많은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 절기상 '처서'인 오는 22일까지 전국에 비가 내릴 전망입니다. 이에 비가 그친뒤 더위가 꺾이는 '처서의 마법'을 기대하고 싶지만 아쉽게도 올해는 비가 그쳐도 폭염이 이어질 확률이 높다는 설명입니다.
송수환 / 기상청 예보분석관
"비가 오는 동안 일시적으로 기온이 낮아지겠으나 비가 그친 후 폭염과 열대야가 다시 지속될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앵커]
올해 유독 여름이 길게 느껴지는데,,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건 선선해지기를 기다리는 것 뿐이네요. 야외 활동 최대한 자제하는게 좋겠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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