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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따져보니] 제동 걸린 체코 원전…바라카 때와 다른 점은?

등록 2024.08.31 19:24 / 수정 2024.08.31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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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우리나라가 체코 원전을 사실상 수주했지만, 미국 원자력 업체가 수출에 제동을 걸었죠. 이런 일은 처음이 아닌데요, UAE 바라카 원전 때부터 이어진 악연을 산업부 박상현 기자와 따져보겠습니다. 박 기자,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뭘 근거로 제동을 거는 겁니까?

[기자]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원천기술을 놓고 분쟁이 시작된 겁니다. 웨스팅하우스는 고리 1호기 때부터 참여해 기술을 전수했다며, 체코에 수출하는 원전의 원천기술 역시 본인들 것이라고 주장하는 겁니다. 그러면서 체코에 반독점 진정서까지 제출했습니다.

[앵커]
실제 우리 원전이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입니까?

[기자]
한수원의 생각은 다릅니다. 초기에 웨스팅하우스의 기술을 전수받긴 했지만 이제는 핵심 기술이 국산화됐다는 건데요. 웨스팅하우스가 억지 주장을 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웨스팅하우스는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당시에도 지적재산권을 주장하다 철회한 적이 있습니다.

[앵커]
바라카 원전 때는 철회했는데, 이번에는 상황이 다릅니까?

[기자]
바라카 원전 때는 당시 한전이 원자로 냉각재펌프와 터빈 기자재 등 주요 장비와 부품을 웨스팅하우스로부터 구매했습니다. 웨스팅하우스 입장에선 기자재 등을 팔아 수익을 낼 수 있었기에 원천기술 주장을 철회했던 상황입니다. 하지만 체코 원전의 경우 우리나라가 기자재를 국산화하면서 더이상 웨스팅하우스의 손을 빌릴 이유가 없어진 거죠.

[앵커]
해석해보면, 원천 기술을 걸고 넘어지면서 사실은 사용료를 내라, 이런 의미 아닙니까?

[기자]
네, 일정 부분 지분을 요구하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경영난으로 파산신청 이후 현재는 캐나다 사모펀드가 대주주입니다. 사모펀드이다 보니 수익 창출에 몰두할 수 밖에 없고 체코 원전 건으로 한수원을 압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앵커]
그럼 웨스팅하우스가 계속 반대를 하면 체코 수출이 무산될 수도 있는 겁니까?

[기자]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원자력공급국그룹(NSG)에 참여하고 있는데요, 여기에 따르면 미국 원전에 기반을 둔 한국형 원전은 미국 에너지부의 수출 통제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업체가 신청서만 내면 되는 간단한 절차인데, 신청 주체인 웨스팅하우스가 이걸 거부하고 있는 겁니다. 업계에서는 한미 관계 등을 고려할 때 웨스팅하우스가 끝까지 신청을 거부하더라도 본 계약이 불발되는 최악의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걸로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불확실성을 없애는 게 최선이기 때문에 다방면으로 해결책을 모색 중입니다.

[앵커]
수주를 따내려고 총력을 다했는데, 정부도 난감한 상황이겠습니다.

[기자]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이명박 정부는 지지율이 크게 반등하는 효과를 누렸습니다. 윤석열 정부도 내심 비슷한 효과를 기대했을 텐데, 만의 하나 본계약이 무산된다면 지지율에 도움이 되긴커녕 큰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겠죠. 정부의 외교력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입니다.

[앵커]
근원적으로 해결하지 않으면 이런 제동은 반복될 걸로 보이는데요, 이번 기회에 정교한 외교력으로 잘 풀어내야할 것 같습니다. 박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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