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정치

[앵커칼럼 오늘] 먼저 손 내미는 대통령

등록 2024.09.03 21:52 / 수정 2024.09.03 21:54

  • 페이스북
  • 트위터
  • 이메일보내기
  • URL복사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 오바마 대통령이, 코미디언을 '분노 통역사'로 데리고 나왔습니다. 그가 오바마의 속마음을 통역합니다.

"그 하얀 엉덩이들 꼭 붙이고 앉아 있어!"

온난화를 걱정하던 오바마가 짐짓 화를 냅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쩌라고! 대체 어떤 멍청이들이…"
"분노 통역사가 필요 없네요. 상담부터 받으시지요."

오바마의 연두교서를 듣던 부통령 바이든이 의원석을 향해 손가락 총을 쏩니다. 앞서 어느 의원이 그에게 "아첨꾼처럼 기립 박수 자주 하지 말라"고 했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더 열광하자 야유한 겁니다.

오바마는 기립박수를 마흔다섯 번, 그 전 해엔 백다섯 번 받았습니다. 가끔은 대통령에게 야유가 나오기도 합니다.

"거짓말쟁이!"

이 의원은 공화당 동료들한테 버림받아 상임위에서 쫓겨나기도 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민주화 이후 처음으로 국회 개원식에 불참했습니다. 대통령실은 "특검과 탄핵을 남발하는 국회부터 정상화하고 초대해달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지난해 국회에 갔다가 봉변에 가까운 박대를 당했습니다.

"여기 한 번 보고 가세요!" "보고 가!"

악수를 청하자 민주당 의원들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마지못해 손을 잡았습니다. 이른바 '노 룩 악수' 입니다. 연설 내내 박수 한 번 없었습니다.

어느 초선 의원은, 연설 뒤 회의장을 돌며 인사하는 대통령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자랑했습니다.

"이제 그만두셔야죠."

대통령을 이렇게 막 대하는 의회가 또 있을까요.

22대 국회에선 대통령 탄핵이 예삿말이 돼버렸습니다. 민주당은 '독도를 팔아넘기려 한다' '계엄령을 준비한다'는 뜬금없는 의혹까지 퍼뜨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회엔 야당만 있는 게 아닙니다. 국회 연설은, 국민 앞에 나와 국민에게 하는 것입니다.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분노의 서랍'을 뒀습니다. 그를 분노에 빠뜨린 사람 이름을 적어 책상 맨 아래 서랍에 넣고 잠갔습니다. 연말마다 서랍을 비워 분노를 버렸습니다.

그가 말했지요.

"싫어하는 사람을 생각하느라 단 1분도 허비하지 말라."

대통령이란, 분노에 휩싸이기엔 더없이 바쁜 자리입니다.

9월 3일 앵커칼럼 오늘 '먼저 손 내미는 대통령' 이었습니다.

Copyrights ⓒ TV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제보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