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임차인들에게 100억대에 달하는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은 임대사업자가 구속돼 검찰에 송치됐다.

전남경찰청 반부패·경제 범죄 수사2대는 부동산실명법 위반, 사기 등 혐의로 60대 남성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또 남성에게 아파트 매입용 명의 등을 빌려준 공범 8명도 사기 방조, 부동산실명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60대 남성은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자기 자본이 없이 주택을 구매하는 일명 '무자본 갭투자'로 전남 광양시 한 아파트단지 내 주택 202채를 사들였다.

구매한 주택들은 임대차 수요가 많은 중저가형 아파트로 매매가격보다 3,000만 원 이상 높은 금액에 전세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나빠지자 계약자 중 임차인 121명에게 보증금 100억 원 상당을 돌려주지 않았다.

피해자 중 50명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험에 가입해 45억 원을 보험금으로 변제받았다.

하지만 49명은 보증보험에 가입하자 않아 보증금을 고스란히 떼일 상황이다.

이들 피해자의 대부분은 부동산 임대차 계약 경험이 부족한 청년과 신혼부부다.

피의자는 이들이 계약을 망설이면 "주택도시보증공사 전세자금반환 보증보험에 가입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전세사기 의심 신고를 받고 수사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