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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국민 모독하기

등록 2024.09.05 21:51 / 수정 2024.09.0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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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맞고 그때가 틀려요.'
'지금이 맞다고요?'
'지금이 맞고 그때가 틀려요.'

남녀가 만나는 장면을 거꾸로 돌려놓은 예고편입니다.

사자성어 '금시작비(今是昨非)'에서 제목을 따왔습니다. 그렇듯 한 인간이 같은 상황에서, 비굴하거나 뻔뻔한 두 얼굴을 보여줍니다.

"금시작비! 어제의 잘못을 오늘 비로소 깨닫는 자세가 필요하다…"

법무장관 시절 추미애 의원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겨냥해 써먹기도 했지요. 그는 계엄 음모론을 촛불 정국 때 처음 들고나온 장본인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계엄령까지도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돌고 있다."

그런데 훗날 촛불 다큐멘터리에서 한 말은 '정보가 있다'는 말과 사뭇 다릅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 꿈 깨라, 그런 선제적인 엄포를 했었어야 했다."

'엄포'는 요 며칠 민주당에서 나오는 '예방주사'니, '경고 차원'이니 하는 말과 빼닮았습니다.

"가능성이 적더라도, 저희들이 예방주사를 놔야 된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고…"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5선 의원은 "당연히 의심할 만하다" 면서도 인정할 건 인정했습니다. 

"근거가 있는지 없는지는 정확히 모르겠습니다. 그 제보라는 게, 대개 그런 상상력인 것 아니겠습니까."

대표 회담에서 '의원 체포- 구금 계획'까지 공언한 이재명 대표도 말을 아꼈습니다.

"계엄 얘기는 적절한 상황이 아닌 것 같아서 나중에 하기로 하고…"

대통령에게 온통 날 선 공격을 퍼부은 원내대표 연설에서도 '계엄'은 사라졌습니다.

그래도 '독도 지우기' 의혹은 언급했습니다. 21세기에 영토를 갖다 바쳐 만고역적이 되겠다는 지도자라니요. 국민을 바보로 아는 얘기입니다.

광우병, 천안함, 세월호, 사드, 후쿠시마… 낱낱이 보수 정부 때 민주당이 퍼뜨린 괴담입니다. 계엄 음모론도 일단 내질러 놓고 어물쩍 발을 빼려는 모양새입니다.

금시작비는 도연명 '귀거래사'에서 유래했습니다. 벼슬을 버리고 귀향하면서 '지난 잘못을 돌이켜 오늘의 삶을 가다듬겠다'는 다짐입니다. 그런데 귀에 들어오기나 하겠습니까.

당 대표 재판들이 선고가 다가올수록 '아니면 말고' 증상은 심해질 것 같습니다.

9월 5일 앵커칼럼 오늘 '국민 모독하기'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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