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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앵커칼럼 오늘] 어떤 의료 기술자들

등록 2024.09.24 21:51 / 수정 2024.09.24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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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망설이지? 젊음이 너를 부르는데."

악마 메피스토펠레스가 의사 파우스트에게 제안합니다. '쾌락을 줄 테니 영혼을 달라.'

그러면서 말합니다. "모든 이론은 잿빛이고, 영원한 것은 저 푸른 생명의 나무라네."

메피스토펠레스 입을 빌린 괴테의 경구입니다.

메마른 지식에 안주하지 말고 생명의 가치에 삶을 던지라고 깨우칩니다.

중국 우한의 젊은 의사 리원량이 SNS 프로필에 올려 삶의 지표로 삼았지요.

그는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을 세상에 처음 알려 경고했다가 헛소문 유포로 몰렸습니다. 그가 코로나에 감염돼 숨지기 전 말했습니다.

"정의는 사람들 마음속에 있다. 회복해서 일선으로 복귀하고 싶다. 탈영병이 되고 싶지 않다."

규모 7.2 지진이 대만을 덮친 순간, 산부인과 간호사들은 피신하지 않았습니다.

요동치는 신생아실 침대를 모아 온몸으로 붙듭니다. 다른 병실 간호사들도 뛰어와 아기들을 지켜냅니다.

현장을 지키는 의사들 신상을 공개한 전공의가 구속되자 의료계에서 모금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숭고한 독립 투사' '의료계 잔다르크'에게 '돈벼락을 맞히자'고 합니다.

피해자는 아랑곳없이 가해자를 감싸고 북돋우는 일부 행렬, 단단히 뒤틀렸습니다.

블랙 리스트 작성-유포는 엄연한 범죄입니다.

환자와 국민에게 막말과 저주를 퍼부은 의사, 의대생도 경찰이 추적에 나섰습니다.

황당한 비하 막말로 의료계에 먹칠을 한 의사도 있습니다. 의사를 대표한다는 의협 부회장입니다.

간호법 개정안이 공포되자 간호사들을 '장기말 주제'에 '건방진 것들' 이라고 했습니다.

지질하고 유치한 말도 거침없습니다. '그만 나대세요. 그럴 거면 의대를 가셨어야죠.' 논란이 일자 '글 안 내리겠다'며 새 글을 올렸습니다. '그만 나대시라. 꼴사납습니다.' 의료계를 왕조 신분사회로 아는 분이군요.

혁명가 체 게바라는 의사였습니다. 지휘부였음에도 가장 형편없는 무기를 골라 들었습니다.

전투에서 적군도 스스럼없이 치료해줬습니다. 잿빛 의료 기술자가 아니라 푸른 생명의 나무였습니다.

'어진 의술'이라는 인술(仁術), 그만들 모독하시기 바랍니다.

9월 24일 앵커칼럼 오늘 '어떤 의료 기술자들'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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