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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답답합니다

등록 2024.09.25 21:51 / 수정 2024.09.25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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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알면 알수록,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세상에는, 알면 알수록 답답한 인간형도 있습니다.

"자기 눈이 얼마나 어두운지 왜 모르는 걸까요."

파란 하늘에 핏빛 기운이 드리워 내리는 '보랏빛 비'… '관계의 파탄'을 상징합니다.

"그저 친구쯤이 되고 싶었을 뿐이에요. 우리 우정이 끝나야 한다니 아쉽네요." 너무 행복하면 눈물이 나옵니다.

조용필 노래처럼 애써 웃어보지만 흐르는 눈물도 있습니다.

우스운데 슬픈 장면을 요즘 말로 '웃프다', 영어로는 희비극적 (Tragicomic) 이라고 하지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 만찬이 빈손으로 끝났습니다. 예상됐던 일입니다.

지난달 30일 만찬을 대통령실이 갑자기 연기한 건, 의대 증원에 대한 이견 때문 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달 가까이 냉랭한 기운이 그대로였습니다.

지도부 상견 만찬은 두 달 전에 했는데 대통령실은 어제 만찬도 '상견례 성격' 이라고 규정했습니다.

민감한 대화는 하지 말자는 얘기입니다.

한 대표에겐 별도 발언 기회도 오지 않았습니다.

만찬이 끝난 뒤 한 대표는 다시 독대를 요청했습니다. 무엇을 논의하고 싶은지는 이미 밝혔습니다. 

"여러 가지 중요한 사안들이 많이 있죠. 그것(김건희 여사 문제)도 그중에 하나입니다."

두 달 전 만찬에서 한 대표는 "내 목표는 윤 정부의 성공" 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도 "우리는 운명 공동체" 라고 했지요. 그런데 여태껏 헛바퀴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요즘 한창인 꽃무릇입니다. 꽃이, 열매도 맺지 못한 채 시든 뒤에야 잎이 돋아납니다.

'내가 가면 너는 떠나고 없고, 네가 오면 나는 떠난 후이니, 우리는 언제 만날 수 있으랴.'

대통령이 올해 초 말했습니다. "총선에서 여당이 다수당이 되지 못하면 식물 대통령이 될 것이다."

하지만 대통령은 달라지지 않았고, 그 말은 결국 예언이 됐습니다.

그러고도 또 바뀌지 않았습니다.

난국을 타개하려면 수시로 만나 협의해야 할 집권당 대표하고도 담을 쌓고 있습니다.

웃을 수도 울 수도 없습니다.

9월 25일 앵커칼럼 오늘 '답답합니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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