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북한은 접경지역에서 기괴한 확성기 소음이 담긴 대남방송을 두 달 동안 계속하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밤낮없는 소음으로 수면제 없이는 잘 수 없을 정도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동물들도 사산하는 일이 잦아지며 고통과 피해가 커지고 있습니다.
강석 기자가 접경지역을 찾아 실태를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어두운 밤, 집 안마당에서 매미 울음소리보다 큰 늑대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잠시 후 귀신이 웃는 것 같은 기괴한 소리도 이어집니다.
대북 접경지역인 강화군 송해면에는 지난 7월 말부터 이런 소리가 밤낮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허옥경 / 강화군 송해면
"이 창을 뚫고 저 소리가 들어오면 자다가 깨면 그 소리에 잠을 못 자는 거예요."
소음 피해를 입고 있는 이곳 강화 송해면에서 북한까지는 2km가 채 되지 않습니다.
대남 소음 방송 소음을 측정해보니 창문을 닫았을 땐 35㏈, 창문을 열었을 땐 62㏈로 2배 가까이 높았습니다.
두 달 동안 이어진 소음으로 주민들은 이사까지 고민하고,
이미경 / 강화군 송해면
"기회만 되고 여건만 되면 애들이 너무 힘들어하니까 당장이라도 나가고 싶죠"
주말이면 북적이던 낚시터는 사람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한재호 / 송해면 낚시터 사장
"금토일 이럴 때는 방 10개가 방갈로가 다 나가고 노지 손님도 한 40명 50명 그 정도 들어와야 되는데 아예없어요."
사람들만 고통받는게 아니라, 인근 농장에 사는 사슴과 염소도 소음 스트레스로 지난달에만 4마리가 사산했습니다.
안순섭 / 강화군 송해면
"사람도 스트레스 받고 짐승들도 스트레스 받고 또 사산되는 경우도 있고 그러니까 좀 안타까운 점이 많습니다."
북한의 대남 방송으로 강화군 접경지역에 거주하는 8천800여 명 가운데 절반 넘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TV조선 강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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