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을 "시험관시술(IVF)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여성 유권자 표심 잡기에 나섰다.

현지시간 16일, 트럼프는 폭스뉴스가 방영한 타운홀 미팅에서 "나는 IVF의 아버지"라며 체외인공수정을 뜻하는 IVF에 대해 적극 찬성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날 조지아주(州) 커밍에서 녹화된 이 타운홀 미팅의 청중은 모두 여성이었다.

앞서 트럼프는 지난 8월 난임 치료를 위한 IVF 시술 관련해 "정부나 보험사가 모든 비용을 지불하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초박빙 양상인 이번 미국 대선에서 '재생산권(reproductive rights·출산을 스스로 결정할 권리)'이 쟁점 이슈로 떠오르자 여성의 출산과 관련한 결정에 보수적 잣대를 들이대온 과거 모습과는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었다.

이날 트럼프는 "앨라배마주 판사가 IVF 클리닉이 불법이며 폐쇄해야 한다는 판결을 한 뒤 (IVF 보호법을 도입한)케이티 브리트 앨라배마주 상원의원이 전화를 걸어왔다"며 "나는 IVF에 대해 설명해 달라고 했고, 2분 만에 이해했다"고 말했다.

이어 "IVF에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는 또 "우리(공화당)는 IVF를 위한 정당이고, 우리는 수정을 원한다"며 "전적으로 찬성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여성의 '낙태권'에 대해선 주(州) 차원의 결정에 맡겨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낙태권 문제는 52년 동안 이 나라를 분열시켰다"며" 각 주로 (결정권이) 돌아온 만큼, (각 주에서) 주민들의 투표가 있을 것이고 시스템을 통해 (결정돼) 작동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옳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과거 트럼프는 재임 시절 자신이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임명하면서 재편된 '보수 우위' 연방대법원이 2022년 연방 차원의 낙태권을 보장한 '로 대 웨이드' 판결(1973년)을 폐기한 것을 공개적으로 수 차례 거론한 전력이 있다.

낙태 이슈를 전면에 내세워 여성 유권자들에 호소해 왔던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은 "트럼프 말에 현혹되지 말라"며 반박에 나섰다.

해리스는 "(트럼프의) 발언은 상당히 기괴하다"며 "트럼프가 자신을 IVF의 아버지로 부른 것이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라면, 트럼프는 미국 여성 3명 중 1명이 '트럼프 낙태금지법' 아래 살고 있는 사실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