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군의날 시가행진 때 광화문 빌딩숲을 가로지른 아파치 헬기, 다들 기억하실 겁니다. 육군 주력으로 위용을 뽐냈지만, 다른 노후 기종들은 사정이 열악합니다.
비행기록장치가 없어 구형 차량용 블랙박스를 대신 달았다는데,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지, 차정승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육군의 소형공격헬기 500MD가 빠르게 날아와 로켓을 발사합니다.
강습 훈련에 투입된 치누크 헬기는 군용물자를 안전하게 수송합니다.
헬기에 장착된 '항공기용 비행기록장치'는 비행자료와 조종실 내부 음성을 10시간 넘게 자동 기록하는데, 현재 육군이 운용중인 헬기 600여 대 가운데 58%인 350여 대엔 이런 장치가 없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500MD와 코브라, 치누크, 블랙호크 등 대체로 노후 기종들로, 대신 조종사 머리 뒤편에 일반 차량용 블랙박스를 달아놓은 수준입니다.
2010년 출시된 17만원짜리 차량용 블랙박스로는 이렇게 물체의 형체만 간신히 보일 정도인데, 대형 사고가 날 경우 원인 규명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비행기록장치는 1대당 8천만원으로 화재나 충격에도 버티지만, 차량용 블랙박스는 방염과 방화 기능이 전무한데다, 번호판이 선명하게 보이는 최신 제품과도 큰 차이가 납니다.
한기호 / 국민의힘 의원
"화재가 발생하면 이건 무용지물이기 때문에 우리 조종사들에게 상당히 불리한 여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육군은 노후헬기를 대상으로 새 비행기록장치 도입을 추진중이지만, 이마저도 화염과 충격에 약한 일반 메모리카드를 도입할 계획이라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육군은 "데이터 보존 기능을 포함한 성능개선 사업을 요청한 상태"라고 설명했습니다.
TV조선 차정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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