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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벽을 마주하다

등록 2024.10.22 21:52 / 수정 2024.10.22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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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당신은 죽어도 날 용서하지 못하겠죠?"

남편은 아내를 문밖에 세워둔 채 묵묵히 그러나 단호하게 닫아버립니다. 남편의 세계에서 아내를 축출하는 단절의 문입니다.

철없는 젊은 아내는 근심을 모릅니다. 곱게 화장하고 누각에 오릅니다.

'문득 길섶의 푸른 버들 보며, 높은 벼슬 하라고 남편 등 떠민 걸 후회하네.' 남편은 자꾸 배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속을 다 덜어내고 왔습니다. '이제 남자는 그림자가 되었다. 철없는 아내는 속없는 남자라고 말할 수도 없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의원 시절, 자신의 플랫폼에 올라온 글입니다. 홍 시장이 답했습니다.

'대의멸친은 아무나 하는 거 아닙니다.' 대의를 위해 사사로운 정을 버릴 그릇이 아니라는 얘기였지요.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 면담은 서로 할 말만 하고 끝났습니다.

브리핑도 공식 입장도 없었습니다. 발표할 만한 게 없었다는 얘기입니다.

뒤늦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 입을 통해 대통령 입장의 윤곽이 나왔습니다. 역시 평행선이었습니다.

"집사람이 이미 대외 활동을 자제하고 있다" "관련 의혹은 검찰 조사를 지켜보자"

특검법에 대해 한 대표가 "여론이 악화하면 의원들 설득이 어렵다"고 하자 답했다고 합니다.

"나도 어쩔 도리가 없다."

대통령실 내부 김 여사 인맥은 "누가 어떤 문제인지 알려주면 조치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했습니다.

곧바로 한 대표 측에서 사실상 반박이 나왔습니다. "한 대표가 여덟 명쯤 실명을 들어 문제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한 대표는 "국민이 요구하는 최소치"라며 세 가지를 거론했습니다. 김 여사 활동 중단, 인맥 쇄신, 의혹 규명 절차 협조

그런데 대통령은 민심 되돌리는 조치를 할 생각이 없는 듯합니다. 김 여사의 장벽이 그렇게나 높은가요.

면장(面墻), 담벼락을 마주 보고 선 것처럼 답답하다는 말입니다. 거기서 나온 속담이지요.

'알아야 면장(免墻)을 하지.' 속담의 '면장'은 면자가 다릅니다.

고집불통 벽창호 신세를 면(免) 하려면 스스로 깨우쳐 알라는 공자 말씀입니다.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였습니다.

10월 22일 앵커칼럼 오늘 '벽을 마주하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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