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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앵커칼럼 오늘] 돌을 맞고 가겠다

등록 2024.10.23 21:52 / 수정 2024.10.23 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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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랭 들롱과 찰스 브론슨은 친구이자 적입니다. 대조적인 두 남자의 우정과 갈등을 그린 영화 '친구여 안녕' 입니다.

브론슨은 가득 찬 술잔에 동전 빠뜨리기를 즐깁니다. 다섯 개를 넣도록 잔이 넘치지 않습니다. 우정과 운명을 가르는 내기가 벌어집니다.

"이게 마지막 동전이지."

표면 장력으로 한껏 버티던 커피가 결국 중력에 무너집니다. 그는 파멸의 길을 홀로 나섭니다. 쌓이고 쌓인 것들이 갑자기 한꺼번에 폭발하는 순간을 '티핑 포인트' 라고 합니다.

"환상 속엔 그대가 있다. 모든 것이 이제 다 무너지고 있어도…."

그러니 어서 깨어나 새롭게 시작하라고 재촉합니다.

"그대는 마음만 대단하다. 그 마음은 위험하다… 시간은 그대를 위해 멈추어 기다리지 않는다…"

"돌 맞아도 간다."
"민심 따라간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대표가 용산 회동 후 서로 다른 길을 나섰습니다.

대통령은 부산 범어사를 찾아 말했습니다.

"여러 힘든 상황이 있지만 업보로 생각하고, 돌을 던져도 맞고 가겠다."

어떤 업보, 누구의 돌인지 궁금합니다. 분명해 보이는 건, 사면초가 김건희 여사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입니다.

돌팔매질을 뚫고 가려면 뒤에서 순풍이 받쳐줘야 합니다. 국민의 지지와 응원입니다.

지금 민심의 바람은 그러나, 앞에서 훨씬 거세게 불어닥치고 있습니다.

국민의 마음을 시나브로 잃어버린 지난 2년 반 국정의 업보입니다. 배우자가 민심의 눈밖에 나도록 내버려둔 응보입니다.

돌팔매가 야당의 폭주라면, 그 역시 민심을 얻어야 맞설 수 있습니다.

국민의 법 감정을 제쳐둔 법전의 법 논리만으로는 국민을 설득하기 어렵습니다.

위기의 다른 말은 기회입니다.

대통령은 고비마다 극복할 기회를 허망하게 흘려 보내곤 했습니다. 그 앙금들이 대통령의 잔을 차곡차곡 메우고 있습니다.

어떻게든 배우자를 지키겠다면, 지금 나선 길은 거꾸로 가는 길입니다.

10월 23일 앵커칼럼 오늘 '돌을 맞고 가겠다'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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