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울산의 한 대기업에서 노조 간부를 지낸 인사들이, 취업을 미끼로 억대의 돈을 받아 가로챈 사실이 경찰 수사로 드러났습니다. 자신들의 지위를 내세워 정규직을 시켜주겠다고 했는데, 30명 넘게 속았습니다.
고승연 기자입니다.
[리포트]
울산의 한 대기업 노조지부.
이곳에서 간부를 지낸 60대 남성은 지난 2021년 한 직원에게 "자신이 정규직으로 꽂아줄 수 있다"며 주변에 괜찮은 사람을 추천하라고 했습니다.
해당 직원은 자신의 사촌 동생을 60대 남성에게 추천했는데, 사촌 동생은 대가로 8천만 원을 건넸습니다.
이후 해당 대기업에서는 신입사원 교육을 안내하는 메시지가 왔습니다.
그런데 교육 일정과 날짜가 변경됐다는 문자가 계속해 날아왔습니다.
돈을 줬는데도 채용 절차가 진행되지 않아 항의하자 60대 남성이 인사팀 번호로 조작해 보낸 문자였습니다.
사촌 동생은 취업 사기로 60대 남성을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피해 남성은 긴가민가했지만 알아보니 60대 남성이 노조 대의원을 지내는 등 평판이 좋아 믿고 돈을 건넸다고 말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전직 노조 간부는 취업 미끼로 모두 3명에게서 5억 원을 받은 뒤 대부분 주식 투자로 탕진했습니다.
취업 청탁이 들어오면 자신과 친한 또다른 전직 간부에게 연결시켜 줬는데 이 전직 간부는 30명으로부터 23억 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허자경 /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 수사대
"계속해서 다른 피해자들을 물색한 다음에 피해금을 받고 앞에 청탁받았던 그 사람한테 돈을 돌려주고…."
돌려막기를 하던 전직 간부는 수사 중 숨졌습니다. 경찰은 60대 남성만 구속 송치했습니다.
TV조선 고승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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