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군무원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현역 육군 장교는 내연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거 직후 범행을 시인하면서도 줄곧 ‘우발 범행’을 주장했지만, 마지막 경찰 조사에서 "죽일 마음이 있었다"고 인정했다.

강원경찰청은 12일 살인 및 사체손괴, 사체은닉 혐의를 받는 육군 중령 진급 예정자인 A씨(38)를 검찰에 구속 상태로 송치했다.

A씨는 지난달 25일 오후 경기 과천시의 군부대 주차장 자신의 승용차에서 군무원 B씨(33)를 살해하고 시신을 북한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결혼해서 자녀도 있으며, B씨는 미혼이었다.

10월 28일 자로 서울 송파구 산하 부대로 전근 발령을 받은 A씨는 전근 전 마지막 근무일이었고, 임기제 군무원이었던 B씨는 10월 말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있었다.

B씨는 2023년 7월부터 A씨와 같은 부대에서 근무를 시작했는데, 올해 초 연인 관계로 발전했다.

이들은 지난 6월부터 수개월간 다투며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일 출근길에도 A씨는 B씨와 카풀을 하면서 말다툼을 벌였고, 더 이상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고 생각해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A씨는 범행 은폐를 위해 위조 차량번호판을 휴대전화로 검색해 자신의 SUV와 똑같은 차를 찾은 뒤 A4 용지로 '위조 차량번호판'을 만들었다.

이후 부대 주차장 자신의 차 안에서 B씨와 또다시 말다툼하다 살해하고는 시신을 옷으로 덮어둔 뒤 밤 9시40분쯤 화천지역 북한강변으로 이동, 사체를 유기했다.

A씨는 범행 이후 B씨 휴대전화로 가족과 지인, 직장에 문자를 보내 살해당한 사실을 은폐하려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체를 유기하러 이동할 때는 위조 차량번호판으로 경찰의 추적을 피하려 했다.

A씨의 신상은 오는 13일 오전 10시쯤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강원경찰청은 지난 7일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A씨의 이름과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A씨가 즉시 공개에 이의를 신청하면서 경찰은 관련 법에 따라 최소 닷새(8~12일)간의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