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 대통령이 사기꾼인지 아닌지 알아야 합니다. 나는 사기꾼이 아닙니다!"
워터게이트의 수렁에 빠진 닉슨이 소리쳤습니다.
국민 귀엔 이렇게 들렸지요.
'나는 사기꾼이다.'
키신저와 헤이그마저 넌더리를 냈습니다.
"토할 것 같아."
"꿈속을 헤매는군."
'선거판의 구루'로 불렸던 전략가이지요.
닉슨과 레이건 당선에도 기여했던 핑클스타인의 '닉슨 시대 명언' 입니다.
'사기꾼은 늘 바보를 이긴다(A crook always beats a fool)'
뉴욕 타임스가 트럼프 재선 전략을 취재했습니다. 참모들이 영감의 원천으로 꼽은 것이 바로 핑클스타인의 명언이었지요.
미국민이 분노 좌절하는 현실에서 동떨어진 지도층을 집중 공격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해리스를 끈질기게 '바보'로 몰아붙였다는 것이지요.
두 번째 사법 관문을 무죄로 통과해 웃음짓는 이재명 대표를 보며 트럼프를 떠올립니다. 네 개 형사 재판을 받으면서도 보란 듯 재선에 성공했으니까요. 이 대표는 '제2의 트럼프'가 될 수 있을까요.
트럼프는 유무죄 평결이 나오지 않은 채 선거를 치렀습니다. '입막음' 민사 사건 1심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지만 판사가 선고를 미뤘지요.
이 대표는 이미 두 재판에서 판결이 나왔습니다. 앞선 선거법 재판은 의원직과 피선거권 박탈에 해당하는 형을 선고했습니다.
두 사건이 2심에선 어떻게 될지 점치기 어렵습니다. 어떻든 대선 전, 대법 판결이 날 공산이 큽니다.
법정 바깥에 또 다른 변수가 있습니다. 대통령입니다. 계속 '전광판'을 외면해 민심에서 더욱 동떨어지는 것만큼 이 대표에게 좋은 일도 드물 겁니다.
시인은 부끄럽습니다. 염치와 도리를 다하며 살았는지 돌아봅니다.
'달이 빈방으로 넘어와 누추한 생애를 속속들이 비춥니다. 모든 진상이 너무도 명백합니다. 나는 눈을 감을 수도 없습니다.'
이 대표는 엊그제도 조봉암, 인혁당 그리고 김대중 내란 음모 판결을 거론했습니다. 자신의 재판 사건들이 그 사건들에 비길 만하다고 믿는 걸까요.
우리와 상관없을 '정치 공학적' 선거 어록이 자꾸 떠오릅니다.
11월 25일 앵커칼럼 오늘 '사기꾼과 바보'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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