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에서 치매 증상으로 요양병원에 입원한 95세 할머니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경찰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현지시간 2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호주 뉴사우스웨일스 대법원은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경찰관 크리스티안 화이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다.
화이트는 지난해 5월 캔버라 인근의 한 요양병원에서 95세 클레어 나우랜드에게 테이저건을 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일 오전 4시쯤 경찰에는 요양원 입원환자가 스테이크용 나이프 2자루를 들고 돌아다닌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화이트는 나우랜드에게 나이프를 내려놓을 것을 21차례 명령했다.
하지만 나이프를 내려놓지 않자 화이트는 1.5~2m 떨어진 거리에서 테이저건을 발사했다.
당시 나우랜드는 한 손에는 나이프를 들고 다른 한 손으로는 보행기를 잡고 있었다.
테이저건에 맞은 나우랜드는 넘어지면서 머리를 땅바닥에 심하게 부딪혔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뒤 사망했다.
화이트는 재판에서 "크게 다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그의 죽음에 망연자실했다"며 "무력 사용은 합당했고 위협에 상응하는 조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치매를 앓고 있었으며 몸무게가 48㎏도 채 나가지 않는 나우랜드를 상대로 테이저건을 쏜 것은 공권력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경찰이 나우랜드를 발견한 지 불과 3분 만에 무기를 사용했다"며 "경찰이 참을성 없이 대응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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