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봉은사가 과거에 소유했던 서울 강남구 삼성동 땅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으나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는 봉은사가 한국전력공사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말소등기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어제(28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소송 대상이 된 부지는 서울 강남구 코엑스 맞은편의 옛 한국전력공사 자리로, 2014년 9월 현대차그룹이 10조 5500억 원에 매입해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 땅은 본래 봉은사 소유였지만 박정희 정권 시절인 1970년 상공부가 조계종 총무원으로부터 사들였다. 한전 부지를 포함해 봉은사가 당시 넘긴 땅은 10만 평에 달한다.

봉은사는 2007년부터 한전에 적정한 가격에 다시 땅을 매각해달라고 요청했으나 한전은 응하지 않았고, 현대차그룹은 2014년 해당 부지를 10조 원에 낙찰받았다.

봉은사 측은 소송에서 과거 상공부가 땅을 매입할 당시 조계종 총무원과 계약을 체결해 위법한 계약이라며 한전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1970년 당시 봉은사가 토지 수용에 반대하자 군부가 조계종 총무원을 압박해 억지로 토지를 수용했다는 게 봉은사의 입장이다.

하지만 1·2심은 계약 당시 토지 가격을 정하는 등 매매 과정에 위법이 없었고, 거래 당시 조계종 총무원장이 봉은사 주지를 겸했으므로 사실상 봉은사를 계약 당사자로 볼 수 있어 문제 없다고 판단했다.

봉은사 측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 판단에 법리적 오류가 없다고 보고 본안 심리 없이 상고를 기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