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지난 주 무단으로 전선을 잘라낸 개성공단 송전탑이 붕괴되는 장면이 우리 군의 감시카메라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남북관계 단절에 몰두하다 멀쩡한 송전탑을 무너뜨린 셈인데, 정부가 공개한 영상엔 열악한 환경에서 작업하다 북한 노동자가 추락하는 모습도 담겼습니다.
이채현 기자가 자세히 설명합니다.
[리포트]
철탑 사이 거미줄처럼 연결된 전선들이 출렁거리더니, 송전탑들이 금새 옆으로 와르르 쓰러집니다.
우리 군 당국이 지난 달 30일 포착한 북측 송전탑 붕괴 모습입니다.
통일부는 "북측에 설치된 15개 송전탑 중 송전선 절단 작업으로 4개가 쓰러졌다"고 했습니다.
구리 재질의 무거운 송전선의 한쪽을 먼저 끊을 경우, 반대편 전선이 당기는 힘인 장력으로 인해 송전탑이 넘어가게 됩니다.
이춘근 / 과학기술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송전탑을 중간중간에 설치해 놨는데 양쪽으로 장력 균형이 잘 맞아야 안 무너지고 그대로 서 있거든요."
지난주 북한 작업자들이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없이 맨몸으로 40m 높이 송전탑을 오르던 모습이 포착됐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작업자가 추락하는 사고도 발생했습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소한의 안전 조치도 없이 무리하게 작업을 하는 북한 노동자의 열악한 인권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이 송전탑을 통해 전기를 공급하던 개성공단 연락사무소를 2020년 폭파한 데 이어,
"쾅"
지난 10월 경의선과 동해선 남북 연결도로를 파괴하고, 이번엔 송전탑까지 제거하며 남북 간 단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전력 공급을 위해 한전이 2006년부터 1년 반에 걸쳐 건설한 송전탑과 송전선엔 국민 세금 41억 9000만원이 투입됐습니다.
TV조선 이채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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