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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NYT, 25년 간 딸 찾아 헤맨 故송길용 씨 조명…"흔들리지 않는 부모의 헌신"

등록 2024.12.13 16:02 / 수정 2024.12.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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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길용 씨 /TV조선 방송화면 캡처

뉴욕타임스(NYT)가 25년간 딸을 찾아 전국을 누비다 불의의 트럭 사고로 숨진 송길용 씨의 안타까운 사연을 전했다.

NYT는 송길용 씨가 딸을 찾는 애끊는 사연의 현수막을 거리마다 내걸었던 사연과 비극적인 가족 이야기를 집중 조명했다.

NYT는 12일 자 '그의 딸은 1999년에 실종됐다. 그는 그렇게 보낼 수 없었다'는 기사에서 '대한민국 전역에 펄럭이는 파란색과 노란색 현수막에는 부드러운 눈빛과 단정한 단발머리를 한 17세 소녀의 미소가 시간 속에 멈춰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고 써내려갔다.

송 씨는 최근 딸을 찾지 못한 채 교통사고로 숨졌는데, NYT는 그가 골목마다 '실종된 송혜희를 찾아주세요!!"라는 현수막을 달고, 트럭을 타며 전국을 누비며 전단을 나눠주었다고 전했다.

송 씨의 친구이자 '전국 미아·실종 가족 찾기 시민의 모임' 회장인 나주봉 씨는 "그는 항상 딸이 어딘가에 살아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고 있었다"면서 "그에게는 한 가지 소원이 있었다. 언젠가는 딸의 손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씨의 딸인 송혜희 씨는 송탄 여자고등학교 2학년이던 1999년 2월 13일 오후 10시쯤 경기도 평택시 자택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내린 뒤 실종됐다.

송 씨 부부는 전 재산을 털어 전단과 현수막을 만들고, 딸 사진이 붙은 화물차를 타고 전국을 떠돌았다.

이들은 담배와 라면 등으로 연명했으며, 화장실 쓰레기통에 버려진 전단을 꺼내서 다시 나눠주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노력에도 딸을 찾지 못하자 우울증을 앓던 송 씨 아내는 딸 실종 5년 뒤 품 안에 딸 얼굴이 담긴 전단을 안은 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송 씨도 여러 번 자살 시도를 했지만, 큰 딸이 만류해 살아남았다.

2014년 2월 공소시효가 만료되면서 사건은 미제로 남았다.

그러다 2018년 큰 딸이 자신이 아버지에게 빌려준 트럭을 '자기 파괴적인 집착을 끝내라'며 폐기했다.

그러자 송 씨는 익명의 기부자로부터 받은 돈으로 다른 트럭을 구입했고, 큰 딸과의 관계는 소원해졌다.

지인들은 이 무렵 송 씨가 혜희가 살아 있는지 의심하고, 큰 딸과의 관계가 깨져 슬퍼하기 시작했다고 회상했다.

송 씨는 2017년까지 약 50만 마일(약 80만㎞)을 주행하고 300만 개의 전단을 배포했으며 2500개의 현수막을 걸었다.

그는 2020년 한 인터뷰에서 "현수막을 걸고 전단을 나눠줄 때 가장 행복하다"면서 "이게 집착처럼 보이더라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송 씨는 지난 8월 코로나19와 심장병으로 입원했고, 며칠 뒤 평택에서 운전하다가 심장마비를 일으키며 트럭이 중앙선을 넘어오던 차량과 충돌해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의 나이 71세였다.

NYT는 "한국 경찰은 실종자가 8세 미만인 경우에만 실종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혜희를 (처음엔) 가출자로 분류했다. 그 기준은 나중에 높아졌지만, 경찰의 초기 대응으로 인해 송 씨와 그의 아내는 스스로 딸 찾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NYT는 또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한 한 아버지의 25년간의 노력을 보여준 송 씨가 부모의 흔들리지 않는 헌신을 보여주는 비극적인 국가적 상징이 되었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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