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낙안,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가 평화롭습니다. 하지만 발자국은 자못 어지럽습니다. '인생 다다르는 곳, 어딘지 아는가. 눈 내린 진흙탕을 기러기가 밟듯, 우연히 발자국 찍어 남긴들, 날아가는 기러기, 동서를 알까.'
파란 많은 삶의 행로를 누군들 점칠 수 있을까요. 얽히고설킨 인생 유전이 한바탕 연극 같습니다.
"조국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환상적인 조합에 의한 검찰 개혁을 희망했습니다."
그 한 사람은 위선의 탈이 벗겨져 나락으로 떨어졌습니다. 또 한 사람은 그 일을 딛고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제 한 사람은 탄핵 소추를 당했습니다. 또 한 사람은 형이 확정돼 갇혔습니다. 그러기까지 나라를 뒤흔든 분열과 혼돈은, 모질고 끈질긴 악연의 업보입니다.
수감되는 조국 전 대표, 속이 후련한 듯 했습니다.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후 시작된 검찰 쿠데타는 윤석열 탄핵으로 끝났습니다."
판결은, 한 입으로 두 말을 했습니다. "사실 판단과 법리 적용에 동의하지 못한다" "선고를 겸허히 받아들인다." 조국다운 언어 희롱입니다. 그는 파렴치 범죄를 한 번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검찰이 수사가 아니라 사냥을 했다.' 명색이 법학자가 '비법률적 명예 회복' 운운하며 '돌을 들겠다'고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위성정당 폐지 공약을 저버린 덕분에 정당을 만들고 금배지를 달았습니다.
모두가 5년을 끈 재판, '지연된 정의'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대법은 그러나 검찰 수사가 사냥이 아니었음을 확인했습니다. 하급심 재판부는 조국 일가를 꾸짖었습니다. "진실을 말하는 사람들에게 정신적 고통을 줬다."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 그를 치켜세웁니다. 벌써 정권이라도 잡은 듯 사면을 들먹입니다. 대선 때 이 대표가 조국 사태를 세 번이나 사과했던 그 당 맞습니까.
조 전 대표는 "감옥에서 몸과 마음을 더 단단하게 만들겠다"고 했습니다. 그보다는 진솔하고 겸허한 인간이 돼 나와야, 기다리는 '봄'을 맞을 수 있을 겁니다. 고대 인도 종교 개혁가의 금언을 전합니다. '네가 죽이려는 상대, 실은 너 자신이다.'
12월 17일 앵커칼럼 오늘 '윤석열의 길, 조국의 길' 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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