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만장자 집에 걸린 그림, 르네 마그리트의 '사람의 아들' 입니다. 뒤로 명화 도둑질을 즐기는 이중성을 상징합니다.
화가 마그리트가, 사과에 가린 얼굴을 설명했지요.
"우리가 보는 모든 것은, 다른 것을 숨기고 있다."
그는 '이미지의 배반'을 즐겨 다뤘습니다. 사과를 그려 놓고 제목을 붙였습니다.
'이것은 사과가 아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주자 때 '전두환 옹호' 발언을 사과한 직후 SNS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아내가 반려견을 사무실로 데려가 담당자가 찍어 올린 것" 이라고 했지요.
이런 물음이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건가.'
'개 사과'가 불거지기 전엔 손바닥 왕(王)자가 드러났습니다. 지나고 보니 '아집'과 '무속'이라는 빙산의 일각이 수면 위로 떠올랐던 것이지요.
헌재의 탄핵 서류 송달 효력이 이뤄지기까지 열한 차례나 회피한 윤 대통령, 또 하나 진면목을 드러냈습니다. 구차합니다.
대통령실로 보내면 수취인이 없다는 이유로, 관저로 보내면 경호처가 접수를 거부했습니다.
두 차례 탄핵 소추 때는 없었던 일입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탄핵안 가결 이튿날, 박근혜 대통령은 가결 당일 서류를 받았습니다.
윤 대통령은 공조수사본부가 모레 출석하라는 2차 요구서에도 묵묵부답입니다. 출석 일정을 수사기관과 조율할 변호인 선임계도 내지 않고 있습니다.
거듭 국민 앞에 나와 선언하더니 말입니다.
"탄핵하든 수사하든 당당히 맞서겠다"
"법적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지 않겠다."
"(내가) 이 글귀를 좋아한다는 거를…"
윤 대통령이 집무실 책상에 올려둔 팻말을 보여줍니다.
트루먼 대통령의 국정 좌우명입니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해 건넨 선물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때부터 "책상에 트루먼의 패를 놓고 싶다"고 했지요.
하늘에 뜬 바위섬 꼭대기에 성채가 올라앉았습니다. 세상과 동떨어진 자폐의 성입니다.
윤 대통령은 거기 들어앉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외치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누구와 어떻게 언제까지 맞서 싸우겠다는 걸까요.
12월 23일 앵커칼럼 오늘 '모든 책임 내가 진다'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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